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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9. 2021

그곳의그녀,, 이곳의우리

곳은 특정한 자리 나 지역을 의미한다. 그에 반해 공간은 특정한 자리라기보다는 어떤 곳이라도 상관없이 머물고 있었던 그런 평범함을 가지고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가볼 만한 곳이라고 말하지 가볼 만한 공간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이야기 속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있고, 현대와 전통이 맞물려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곳에서도 전에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 개인적인 삶으로는 불행했지만 시인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남긴 여류시인 김호연재의 이야기를 담은 제11호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인인 스토리텔링 콘서트가 다음 주 토요일인 6월 26일 대덕문화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덕문화원 옆에는 옛날에 회덕현관아터가 자리하고 있었던 이정표가 있다. 현재 회덕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는데 조선초에 건립된 회덕현관아는 동헌, 객사, 침벽당, 응향정, 창고, 군기고 등 79칸에 이는 큰 관아였다고 한다. 회덕이 대전지역에서 중심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너른 공간에 회덕현관아가 보존되었다면 이곳이 전주의 한옥마을처럼 중심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김호연재는 안동 김 씨 명문가에서 자라나서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자 송요화에게 시집을 갔지만 자신만의 길을 걷고 싶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사람이 사는 곳. 그녀가 사는 곳, 지금 우리가 사는 곳에 대한 이야기가 스토리텔링이 되어서 그려질 예정이다. 그녀의 시를 읽어보면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갈등과 고뇌, 집을 비우는 남편으로 인한 외로움과 처량함이 시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대덕문화원은 대덕구에서 문화를 담아놓는 곳이기도 하다. 코로나19에 운영에 제한이 있었지만 지금은 비대면과 거리를 두고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맹자의 ‘호연지기’를 자신의 호로 삼을 만큼 당찬 김호연재는 노력을 하며 여성이 걷고 싶은 옛길 속에 김호연재의 삶이 있다.

대전의 대표적 여성 인물인 김호연재의 문학적 예술정신을 기리고 역사적 문화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담은 1회 축제가 작년에 열렸고 올해에도 열릴 예정이다. 조선 후기 대덕구 송촌동에 거주했으며 244수의 한시를 남기고 신사임당, 허난설헌 등과 함께 조선 시대 대표적 여성 인물로 각광받고 있는 김호연재를 기리는 대회는 누구나 공정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크지는 않지만 공연이 열리는 곳이면서 코로나19에 사람들이 적게 모이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한 시간이다. 8월이 지나면 한국사회도 많이 유연해질 듯하다. 

회덕현의 옛 지도를 살피니 지금의 축척과 달라서 정확한 지명이나 지역을 알기는 쉽지가 않지만 이곳 주변으로 중심을 이루었다는 것을 알 수는 있었다. 새로운 지역문화 브랜드로써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은 개개인의 몫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노력이라도 하면 그곳의 그녀는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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