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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0. 2021

추령(秋嶺) 장승

생태녹색관광 자원화 사업의 공간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2년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80년대를 거쳐 한국은 본격적인 경제발전의 발걸음을 걷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에  전라북도 순창군과 정읍시의 경계지점이자 노령산맥의 중간지점인 해발고도 320m의 추령(秋嶺)에 장승촌이 들어섰다. 이곳을 중심으로 남으로는 강천산, 서로는 백양산, 북으로는 내장산이 있는데 내장산과는 3km 떨어진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전국에는 적지 않은 곳에 장승촌이 자리하고 있다. 왜 장승을 콘셉트로 만든 공간이 만들어졌을까. 장승과 솟대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장승은 그곳을 지켜준다는 그런 느낌을 준다.  추령의 산 풍경이 펼쳐지는 추령의 넓은 야외부지에 전국 각지의 전통장승이 자리하고 있다. 

장승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해학적인 느낌이 강하다. 우리는 삶이 항상 행복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기에 해학적인 장승을 통해 그 순간을 버텨내기도 했었다. 추령 장승촌은 한 장승 공예가의 예술혼과 지역주민의 화합이 만들어낸 결실로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는 이 지역만이 가지는 의미다. 

매년 열리는 추령 장승축제는 작년에 에도 올해도 취소가 되었다.  추령 장승촌과 주변에 봄, 여름, 가을 등 계절별로 야생화 꽃동산을 만들어 전북도 산림박물관은 연결성이 있는 관관 자원이다. 

노란 꽃 위에 자리한 장승들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국에는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된 11기의 장승이 있는데 그중 7기는 전라북도에 있고, 그 가운데 2기가 순창에 있다. 예전에도 가본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 성문화를 엿볼 수 있는 남근석은 정읍, 임실, 김제, 순창 지역에만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남근석 2기가 순창에 있다. 

령(嶺)이라 함은 산의 능선이 낮아져 안부(鞍部)의 형태로 나타나는 고갯길을 말하는데  관북지방과 영남지방에서는 치나 고개, 재로 표현한다. 

보통 마을 장승은 장승의 형태나 조형성이 장군상으로 일정한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추령 장승촌은 조각가의 작품 구상에 따라 다양한 장승 형상들이 만들어지고 목각 장승으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특징이 있다. 추령 장승촌 야외 부지에 전국 각지의 전통 장승과 장승 창작품, 아프리카·인도 등지의 장승과 솟대 등이 1,0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비 내리는 날 추령 장수촌에서 잠시 쉼을 청해보았다. 고개를 의미하는 공간이지만 올라가기에 시간이 걸리는 령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겨져 있다. 오랜 시간 전에 이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풀어놓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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