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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2. 2021

開心

삶의 기본이 되는 시간

마음이 열리는 시간이라는 의미의 사찰 개심사는 차를 한 잔 마시기에 너무 좋은 곳이지만 요즘에는 스님이 청하는 것도 마음 편하게 앉아서 마시기가 쉽지가 않다.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꼭 의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시간이다. 스토리텔링이 되어갈 수 있는 꽃차여행이 예전처럼 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 적어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삶이 기본이 되는 시간이다. 

가을에 와본 적이 있는 서산의 개심사는 여름에 와보니 또 다른 느낌이다.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내린다고 하는 기상예보는 들었는데 황순원의 소나기처럼 다른 이가 없으니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찾아가 보았다. 

크지 않은 돌로 만들어진 스님의 모습에서 삶의 기본이 무엇인지 보게 된다. 사람이 많지 않을 때 사찰을 찾아오면 고요하고 평화로우면서 경내를 몇 바퀴쯤 돌다 보면 발걸음도, 호흡도, 마음도 서로 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 개심사의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개심사 주변의 숲의 나무들, 바람, 햇살이 뜨겁기는 하지만 맑은 공기와 잔잔한 바람과 무척이나 따뜻한 공기가 느껴진다. 역시 이런 게 여름인가 보다. 

개심사 대웅전에는 아미타불을 주존으로 하고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협시로 하는 아미타삼존불이 봉안되어 있으며 보물 제1619호인 서산 개심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2004년에 발견된 복장유물에 의해서 1280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찰의 분위기는 고요하고 넉넉하지만 마스크가 일상이니 더운 여름날 마음껏 돌아다니기가 쉽지가 않다. 이곳은 654년(의자왕 14) 혜감(慧鑑)이 창건하여 개원사(開元寺)라 하였다. 1350년(충숙왕 2)처능(處能)이 중창하고 개심사라 불리는 사찰이다.  

많은 분들이 소원이 개심사의 안쪽 연등에 달려 있다. 

태양이 한가운데에 떠 있기 때문인지 햇살이 마당에 가득하며 개심사의 경내를 천천히 걷다 보면 산의 맑고 밝은 자비심과 함께 뜨거운 햇살이 온몸을 감싸 안고 있다. 역시 덥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심검당과 무량수전이 있고 정면에 안양루가 있는 형태의 개심사는  1740년 중수하고 1955년 전면 보수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붕은 맞배지붕으로서 다포계 형식의 건물에서는 흔치 않은 것으로 주심포 형식에서 다포계 형식으로 옮겨가는 절충적인 양식을 보여주는 건물의 개심사 대웅전은 대공은 화려하게 초각된 파련 대공을 사용했다.

여름 뜨거운 햇살에 흰 빛을 토하는 미닫이, 여닫이 등등 어느 것 하나 예스럽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이 더울 때 인내를 하고 돌아보아야 할 곳이다. 

상왕 회관(象王迴觀)이라는 의미는 경망스럽지 않게 사물을 보는 것을 뜻한다. 즉 코끼리처럼 천천히 머리와 몸을 함께 돌려 사물을 바라보는 부처님의 관점을 의미한다. 그것이 마을을 열고 세상을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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