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설쓰기

삶의 마침표, 쉼표

삶의 쉼표 같은 음식

그녀는 이곳으로 오면 여학생 기숙사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 서울에도 학생들이 많이 줄었지만 이곳은 정말 학생들 수가 적은 곳이어서 지원이 많은 곳이었다. 솔직히 미래에 대한 계획이 세워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리과라는 곳은 처음 들어보았다. 음식이라고 하면 레트로 음식같이 데워먹는 것이나 라면같이 인스턴트 음식을 해 먹는 정도밖에 할 줄 몰랐다. 조리는 그쪽 분야에서만 일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라고 해서 일찍 졸업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지나다니는 차도 별로 없는 곳에서 걸어서 학교로 향했다. 마침 장이 서는 날이었는지 무언가를 팔려고 나온 사람들이 눈에 뜨였다. 대부분 나이가 드신 분들 이어서 그런지 서울에서 보았던 시장이나 마트의 모습과는 달라 보였다. 장이 선다는 느낌은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슷해 보였다. 물물교환도 아니고 스마트폰 하나로 결제도 편리한 요즘 현금을 내고 거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약간은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다.


팔고 있는 것도 자신에게는 별로 필요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과일들도 있었지만 이런 곳에서는 사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도 많지 않은 이곳에서 얼마나 팔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었다. 시장을 지나쳐서 학교로 들어섰다. 우선 교무실로 가서 자신이 있을 반의 담임선생님을 찾았다. 여선생인 그녀는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정겹게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이 학교로 전학을 와서 다니게 될 송지영이라고 합니다." 그녀의 인사를 들은 여선생은 일어나서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반가워. 아무래도 서울에서 이곳에 오면 적응이 쉽지 않을 텐데 우리 잘해보자." 뭘 잘해보자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대답했다. "예. 열심히 할게요."


"조리과가 무얼 하는 곳인지는 알고는 있니?"

"음식을 배우는 데가 아닌가요? 뭐 자격증이라고 하면 한식이나 양식, 일식, 중식 등의 기능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곳이라고 알고 있어요."

"아~ 그래도 많이 알고 있구나. 다행이다. 보통 대도시의 학생들은 대학 진학 외에 잘 모르던데 너는 잘 알고 있네." 지영이는 담임선생님이 그냥 잘 적응하게 하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도 않아요. 요리도 잘 모르고요. 그냥 찾아본 정도예요." 그녀의 대답을 들은 선생님은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었다.

"자 반애들에게 인사하러 가자. 애들이 다 착해서 너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거야."

"예. 그럴게요." 그녀에게 이끌려서 교실로 따라갔다.

아직 정기수업이 진행하기 전이어서 그런지 교실의 학생들은 자유분방하게 오가고 있었다. 삼삼오오 몰려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기에 바빴다. 담임선생님이 들어가자 아이들은 잠시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 뒤에 온 지영이를 호기심이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담임선생님은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전에 말한 적이 있었지. 서울에서 전학 온 학생이 오늘 올 거라고 했잖아."

"예~" 몇 명의 학생들이 입을 맞추었다.

"이 친구는 서울에서 전학 온 송지영이라고 해. 지영아 간단하게 자기 소개하고 저기 저 자리에 앉으면 될 것 같아." 그녀의 말에 지영이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자신을 소개했다.

"같은 나이니까 말 놔도 될 것 같아. 나는 송지영이라고 하고 이곳에서 사는 오빠랑 같이 살게 되었어. 딱히 잘하는 것도 없지만 못하는 것도 없아. 그냥 친하게 잘 지내자." 그녀의 말을 들은 친구들은 조금은 낯설었다. 전학생도 많지가 않았지만 표현법이 뭔지 모르게 달라 보였다. 그녀는 자기의 말을 끝내고 담임 선생님이 말한 자리에 앉았다.


그날의 조리와 관련된 수업은 2교시에 있었다. 다소 생소한 요리인 달래 두부조림이었다. 조리를 담당한 선생님의 말로는 달래의 진한 향이 고소한 두부에 베어 입맛을 돋우는 반찬이라고 한다. 다소 생소한 음식이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원래는 3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음식이라고 했는데 거의 수업시간이 마칠 때 겨울 만들 수 있었다. 게다가 달래장을 너무 짜게 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짜게 만들어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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