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길

벚꽃으로 유명한 순창의 경천길

봄이 되면 하얀색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서 흩날리는 것을 볼 수 있는 순창군의 명소는 바로 순창을 가로지르는 경천의 산책로다. 지금의 모습은 2년 전인 2019년에 총 사업비 226억 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5.2km의 하천 정비와 교량 연장 108m, 건곡교 재가설, 지방도 730호선 도로 숭상 공사 1.7km, 유등 힐링공원 조성, 자전거 길 개설을 한 곳이다. 특히나 교화교가 독특해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경천의 옆으로 다양한 수목의 고목과 함께 정자와 순창답지 않은 그런 다리 디자인도 만나볼 수 있다. 경천을 중심으로 순창군의 대부분의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순창군청을 비롯하여 순창향교, 순창군 청소년수련관, 순창군 실내체육관등도 자리하고 있다. 

조금은 특이한 것은 오래된 고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보통 대도시의 하천의 옆에는 이렇게 오래된 고목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수령 200년은 돼 보이는 고목들이 적지 않게 눈에 뜨인다. 

‘레아와 함께 떠나는 순창의 봄’이라는 주제로 운영하는 야간 투어는 벚꽃으로 유명한 향가유원지와 순창읍 경천변 벚꽃길을 걷는 인문학 여행을 봄에 떠나기도 했었다. 

필자는 이날 이곳에서 철학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이곳도 각종 자연의 동물들과 공존하는 곳이지만 우리는 사람만의 이야기를 한다. 홉스는 모든 사람이 거리낌 없이 자신만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나머지의 자연 상태를 묘사하면서 "삶이란 고독하고, 가난하고, 더럽고, 잔인하고, 짧은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제 모두가 공존하는 삶을 생각해야 할 때다. 

경천을 흘러가는 곳으로 옛날의 돌다리들이 남겨져 있다. 곳곳마다 있으니 순발력을 발휘해서 건너가 보아도 좋다. 생태를 복원했기에 물고기들도 가끔 보인다. 어딘가에서는 토끼가 있을지도 모르는 공간이다. 토끼는 영화 주토피아에서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누구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주토피아다. 샤키라가 부른 주제곡인 Try Everything은 지금도 많은 곳에서 사용이 된다. 

경천을 걷는 길은 고목과 얼마 안 된 나무들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특이하게도 자연스럽게 이런 환경을 조성해두었고 가급적 손을 대고 있지는 않다. 

걷다 보니 다시 쉴 수 있는 정자를 만났다. 순창군의 경천은 양쪽으로 이런 정자들이 적재적소에 자리하고 있다. 

저 앞에 교화교의 교량의 이름은 순창읍 교성리의 '교'자와 순화리의 '화'자를 따서 '교화교'라고 지었다. 조명공사로 야간에 화려한 빛을 뽐내고 있어 낮보다는 밤에 더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하는데 저녁에 이곳을 와봐야 할 듯하다. 

고추장을 연상하게 하는 다리의 조형물 아래에서 올해 가을이나 내년 봄에는 인문학이 아닌 철학이 있는 경천 여행길을 계획해도 좋을 듯하다. 코로나19가 차분해졌다면 고추장을 찍어먹으면서 걸어볼 수 있는 조금은 색다른 경험으로 순창의 이야기를 기억으로 남겨보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