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l 08. 2021

공간의 인식

하동의 배다리공원의 여름

살다 보면 수많은 정보를 보기도 하고 때론 판단도 한다.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니라 대부분 살아가는 방식의 차이를 의미한다. 똑같은 것을 보고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인식하는 것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의미 있게 보려면 의미가 부여되고 의미 없게 보려면 그냥 지나쳐가는 부질없는 것이 된다. 공간을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남부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져서 지금 많은 피해가 있다고 한다. 장마가 오기 전에 찾아가서 조용한 가운데 하동의 여름을 볼 수 있었다. 작년부터 장마가 오면 예전과 달리 폭우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수문학에서 유출 모형을 볼 때 일반적으로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의 양이다. 

하동의 입구에 자리한 배다리 공원에도 이렇게 연지가 조성되어 있었는지는 몰랐다. 배다리 공원의 옆으로는 연지가 조성되어 있다. 하동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연지가 조성되어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공원이나 집은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낡으면서 못쓰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버린다. 많은 공원을 보아왔지만 조성되었을 때와 지속적으로 관리가 안되었을 때 전혀 다른 모습을 보는 경우가 많다. 즉 관리하고 쓰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사람들은 몸을 꾸준히 몸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나마 있는 편이지만 머리를 쓰는 사람은 상당히 적다.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재능은 점차로 줄어들어 자신이 무얼 할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자신의 재능을 모른다면 그건 안 쓴 시간이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생 일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여름에 때를 맞춰 왔기에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말이 가장 와닿는 말이다. 

길가에 피어 있는 꽃을 보았다. "꽃은 반쯤 핀 것을 보고 술은 조금만 취하게 마시면 참된 아름다움이 그 속에 있다." 채근담에서 나온 말처럼 적당함이 참 좋은 것이다. 배드리 공원에는 가황 나훈아가 부른 노래 ‘물레방아 도는데’와 진송남이 부른 ‘시오리 솔밭길’ 등 두 개의 노래비가 기품 있게 서있다. 

배다리공원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고전 배드리장터 문화관이 자리하고 있다. 주성 문화마을 운영위원회는 국가사적 제453호로 지정된 하동읍성 복원사업과 연계해 배드리장터 문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배드리장터 문화관 1층에는 현재 배드리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2층에는 고전 출신 형제시인 정공채·정두수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돌담길 돌아서며 또 한 번 보고

징검다리 건너갈 때 뒤돌아보며

서울로 떠나간 사람 천리타향 멀리 가더니

새봄이 오기 전에 잊어버렸나

고향의 물레방아 오늘도 돌아가는데

- 물레방아 돌아가는데





매거진의 이전글 군(郡) 단위계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