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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2. 2021

천사의 종소리

알프스의 메아리와 함께 걷는 하동길

극지의 얼음은 태양에서 쏟아지는 빛을 80%를 반사해낸다. 그렇지만 기온이 1도가 올라가서 얼음이 녹으면 빛을 반사해내는 면적이 줄고 다시 얼음이 녹는 것이 반복이 된다. 그 결과 물의 증발 속도가 빨라지고 대기 속에 품은 물이 대기 중에 떠돈다. 이 물이 폭우의 가능성을 높이고 그 반대에서는 열섬을 만들어낸다. 작년 장마기간이 시작되기 2일 전에 하동을 자나쳐갔다. 그리고 2일 후 폭우가 내려 하동의 화개장터를 모두 물에 잠기게 했다. 부드럽게 휘어 감아 흘러가던 섬진강이 내리는 폭우에 수해를 만든 것이다. 

올해도 경상남도 지역에는 적지 않은 폭우가 내렸다고 한다. 하동읍내로 들어가는 공간에는 산책로와 함께 선한 기운의 종소리가 모여 더 많이 나누고 베푸는 알프스의 메아라라고 불리는 천사의 종소리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성금과 물품, 자원봉사를 통해 수해를 입은 지역을 복구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해하며 그분들의 이름을 이곳의 종에 적어두었다고 한다. 종에는 사람 한 명 한 명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곳 빛의 거리는 지난해 450m를 설치했지만 올해는 2배 늘였으며, 내년 2월 말까지 매일 오후 5시 30분~10시 30분 조명을 밝힌다.

천사의 종소리는 옛 하동역과 섬진교 양 방향 출발지점인 덕천 빌딩 앞에 1004개의 종으로 큰 종 형상으로 설치해두었다. 빛의 거리는 LED 조명을 활용한 빛 터널, 무한 거울 터널, 한반도 모형 조명, 바람개비, 보리 조명 등으로 하동읍 폐철도공원에 조성한 900m 경관 조명 거리라고 한다. 

높이 4m 둘레 2.8m 크기의 천사의 종소리에는 국내·외에서 성금을 보내온 1233명, 물품 기탁자 224명, 자원봉사자 105명, 코로나19와 관련해 도움을 준 352명의 이름을 새겨두었다고 한다. 

이곳이 폐철도공원이라고 한다. 이곳을 걸어보면 알겠지만 길지 않은 구간에 조명시설이 설치가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종 내·외부 표면에는 종 제작사와 제작 연도 또는 종의 용도와 기증자 등을 부조 형태로 새겨 표시하는데 이곳의 종은 사람의 이름으로 대신하였다. 

빛의 거리를 걸으면서 생각한 것은 환경에 대한 것이었다. 하동이라는 지역은 자연환경이 잘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월-E에서는 녹색 식물이 단 하나만 남은 세상을 묘사하며 환경 파괴에 대한 시각을 제공하고 있었다. 녹색의 자연이 살아 있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현재의 환경에 입힐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환경 파괴에 기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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