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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9. 2021

수암리 삼층석탑

서천에 자리한 삶, 길, 관점

역사라는 것은 누가 말한 것처럼 지겨운 사실의 나열이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이며 가족의 이야기며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직물처럼 짜여 있는 것이 역사다. 평범한 이야기나 위대한 이야기 혹은 성공한 이야기도 모두 같은 맥락상에 놓여 있다. 서천은 백제의 마지막을 보았던 공간이며 그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서천의 물은 장수읍 수분리에서 발원한 금강이 무주, 영동, 장수, 옥천, 금산의 물을 합하여 부강(芙江)을 이루게 된다. 

바람에 물이 물결을 이루며 흘러가는 듯한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길을 더 나아가면 삶과 관점을 볼 수 있는 석탑이 있다. 석탑만 홀로 서 있어서 왜 그곳에 세워졌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자기 세계에 빠지기 쉽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자기에게 동의를 하는 사람들만 만난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껍질을 깨보기 위해 노력을 한다. 물과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을 하는 셈이다. 

기산면 영모리에 있는 건지산성 안으로 옮긴 것은 18세기로 추정되는 봉서사를 비롯하여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반출하려고 이곳까지 운반해 왔다가 주민들의 반발로 가져가지 못하여 이곳에 자리 잡은 지석리 삼층석탑을 비롯하여 조선 후기 이 지방을 관할하던 한 좌수(座首)가 매년 풍년을 기원하고자 이 탑을 세웠다고 알려진 이곳의 수암리 삼층석탑이 있다. 

석탑으로 가는 이정표를 보고 걸어서 올라가 본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석탑이 왜 저곳에 세워졌는지 의구심이 들 때 석탑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다. 

석탑의 형태는 2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모습으로, 탑 전체를 하나의 돌로 조성한 것이 특이하며 탑신의 몸돌에는 기둥 모양을 새겼습니다. 상륜부에는 노반(露盤)과 연꽃무늬를 두른 복발(覆鉢)을 올려 머리장식을 하고 있다. 

돌로 만들어진 탑이 석탑이다. 한국에서는 목탑이 거의 사라졌지만 목탑은 나무를 가지고 만들었기에 더 디테일하고 살아 있는 느낌이다. 석탑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그 형태가 단순해지기 시작했다.  부처의 사리를 봉안하는 탑(塔, stūpa)은 인도의 복발형(覆鉢形)에서 시작되어 중국에 들어오면서 고루식(高樓式)  목탑뿐만이 아니라 석탑으로 변했어도 그 목적은 달라지지 않았다. 어떤 길을 걸어도 삶과 관점은 생기지만 그 다양함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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