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l 19. 2021

직녀성

26년이 걸리는 곳에 자리한 이야기

뢰머라는 천문학자는 목성에서 나오는 빛의 속도를 추정해서 얻어낸 초당 속도는 670,000,000 mph였다. 빛의 본질은 항상 자기에서 전기로 전환하며 전기에서 자기로 추정할 수 없는 속도로 전환을 한다. 그 속도로 26년을 날아가면 하나의 별에 도달하게 된다. 그 별의 이름은 직녀성이다. 분점 세차로 인해 14000년경에는 지구의 북극성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칠월 칠석날에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난다는 전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당진의 작가 심훈의 작품에도 직녀성이 등장한다. 직녀성은 영어로 베가라고 하는데 베가는 남아메리카 인디언의 역사와 스페인 정복자들의 탐험에 관한 명저로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다. 저술활동을 통해 르네상스 문단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했던 그는 연대기를 쓰기도 했다. 

사람은 스스로를 향해 떠나는 여행을 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쉽지가 않다. 계속 많은 것을 보고 연습하고 스스로를 단련하지 않으면 예술세계가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로의 도돌이표를 찍을 수밖에 없다. 

당진의 심훈의 생가에 가면 심훈의 일생을 다룬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이(李珥)는 사람이 내는 소리로 뜻을 가지고, 글로 적히고, 쾌감을 주고, 도리에 합당한 것을 문학이라 한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한민족과 한국어가 지속되고 기본적인 동질성을 가진다는 이유에서 한국 문학은 단일한 민족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국가는 침탈되거나 분단되어도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진의 심훈은 일제강점기에 감옥생활도 했다. 이곳에 와서 감옥체험도 할 수가 있다. 대신 이곳에 있어도 밥을 주는 사람은 없다. 

샤르트르 등 프랑스 실존주의 문학이 1950~60년대 한국문학 발전에 큰 영향을 줬다고 하는데 심훈이 어떤 작가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그의 작품 중 대표적인 것은 상록수라는 소설이다. 그렇지만 이날은 직녀성이라는 심훈의 작품을 살펴보려고 한다. 

북반구의 여름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성 알타이르와 마주 보고 있는 베가는 누구라도 쉽게 맨눈으로 발견할 수 있는데 '스타트랙: 오리지널 시리즈' 에피소드 '더 케이지'에서 외계인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물론 심훈의 작품 속의 직녀성은 이인숙이라는 여성이 겪게 되는 봉건적인 결혼제도 속의 조혼한 남편의 여성편력 속에 자신의 삶을 찾게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조용하기만 한 심훈의 문학관 그리고 생가를 돌아본다. 직녀성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조명이 없는 곳에 가서 북반구를 바라보면 직녀성을 볼 수 있다.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정면을 바라볼 것인지는 개개인의 몫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시재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