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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2. 2021

옛것의 일상

금왕 생태공원

옛것을 보고 있으면 오래된 것이지만 나름의 가치를 간직하고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사람들은 절약과 낭비를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돈이 머물게 하려면 큰돈은 쉽게 쓰고 작은 돈은 아껴 쓰는 데 있다. 작은 돈을 가성비 있게 따져보고 쓸 수 있어야 목돈이 모인다. 목돈을 쓸 곳에 쓸 줄 알아야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작은 돈을 헤프게 쓰고, 목돈 쓰는 것에 주저하면 결국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세상 탓만 하게 된다고 한다. 사소한 일상과 자연의 아름다움의 가치를 아는 것은 필요 없이 허세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을 막아준다. 자신이 브랜드가 아닌데 아무리 브랜드 있는 것을 사고 비싼 술을 마신 듯 가치가 높아지겠는가. 

별빛마을 기령이라는 곳을 지나가다 보니 어디선가 방아 찧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물이 흘러나와 물레방아를 돌리고 힘을 들이지 않아도 물이 차면 방아를 찍는 것이 물레방아의 기본 원리다. 물이 차면 흐르고 흐르는 물은 에너지를 만든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를 이용한 것이다. 

지금은 이곳에 곡식을 넣고 빻고 있지는 않지만 옛날의 마을들을 살펴보면 곡식을 빻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만든 장면이 영화에서도 나온다. 빨래를 힘들게 하는 여인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미녀와 야수의 작은 마을에서 벨이 세탁기를 만들고 그 시간에 독서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금왕 생태공원에는 연꽃이 가득하다. 아니 연꽃보다 연잎이 더 많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걸어갈 수 있는 길을 중심으로 걷기 좋은 데크 같은 것을 만들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가을이나 겨울에는 걷기에 좋지만 한 여름에는 풀이 많이 자라서 걸을 때 아래를 보면서 가야 한다. 

그래도 생태공원으로 들어서면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 보인다. 생태공원의 내부를 빼곡히 메우고 있는 식물과 어디선가에서 물이 흘러 내려와 만들어진 연못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위에서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이곳은 수류화개라는 글귀와 어울린다. 물은 아래로 적적하게 흐르고 꽃은 성성하게 피듯이 잡생각은 적적하고 화두는 성성하게 한다면 좋겠다. 이곳에서의 꽃은 바로 연꽃이다. 

연꽃차도 몸에 좋다고 한다. 꽃은 양의 설질을 지니기에 음으로 가진 차와 만난 백련차는 음양의 조화를 이룬 이상적인 차라고 한다. 차에서 순향은 겉과 속이 같은 것, 청향은 설지도 않고 너무 익지도 않은 것, 난향은 불기운이 고루 든 것이라고 한다. 삶도 그렇듯이 한결같이 살아가는 것이 중도의 향이다. 

생태가 살아 있는 곳에서 한결같이 그렇게 돌아다녀본다. 최근에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평생학습원의 하반기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자연을 보면 그리고 싶었지만 시작이 필요하기에 수채화 과정을 신청하고 자연의 운율과 닮아 있는 가야금 과정을 신청해보았다. 서양의 유화도 좋기는 하지만 한국의 자연은 수채화가 어울릴 것 같은 기분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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