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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6. 2016

AOA의 역사논란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AOA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도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적도 없지만 얼핏 AOA가 어떤 그룹인지는 알고는 있다. 그런데 그들을 띄워준(?)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역사 논란이다. 모 TV 프로에서 가장 대중적인 역사인물을 아주 당연시하게 엉뚱한 인물로 언급하는가 하면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진지함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태도에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냉정해졌고 그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대중들 앞에서는 그녀들이 아무리 어리더라도 말을 가려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그녀들은 그냥 엔터테인먼트이려니 하고 지나가려 했다. 불행하게도 그녀들의 역사관은 한국의 역사관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뻐 보이고 어려 보이고 섹시해 보이는 모든 교육에 집중된 그녀들에게 역사 지식을 주입하려는 기획사 대표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기획사 대표 마인드에 있었다. 물론 그녀들이 일찍부터 생각이 남달라서 역사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았지만 대부분의 아이돌이 그렇듯이 그냥 춤과 노래에 모든 기량을 집중하는 한국의 정서상 혼자만의 노력으로 그런 지식을 습득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문제들이 비단 그녀들에게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역사 지식을 알고 있으면 어쩌다가 한 번은 주목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인기를 개발해놓으면 주목받기가 더 쉽다. 한국의 현실이 그렇다. 역사의 인물 한 명을 기억하는 것보다 웨이브를 한번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한 현실이다. 그녀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들은 몇 명이나 될까. 안중근? 김구? 이 정도를 기억할지는 몰라도 더 깊은 역사를 아는 사람은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사를 그냥 지나간 사람들의 이야기 혹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그냥 치부해버린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녀들의 기사에 머리가 비었다는 등의 악플을 달고 있다. 그러나 당신들은 그런 악플을 달 정도의 마인드를 갖추었는가? 아니 당신들의 역사인식은 어떠한가 묻고 싶다. AOA의 설현이나 지민은 잘 알지도 못하지만 딱 보기에도 춤과 노래 외에 잘 모를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연예인들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일본이 강한 이유 중에 하나는 한국의 팬들에게 욕을 먹으면서 까지 일본의 군국주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따른 다는 것이다. 잘못된 생각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애국이다. 우리의 애국은 과연 무엇인가. 안중근, 김구를 알면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인가. 아니 최상집, 임수택, 이남규 등은 몰라도 되는 것인가. 


나라를 구한 사람들보다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을 더 많이 알고 있는 한국의 현실과 그 후손들이 더 잘살고 있는 이런 세상에서 그녀들의 발언이 문제가 될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고 AOA 역시 신곡을 발표하면서 눈물로 자신들의 잘못을 전했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눈물에 진심이 담겼는지는 알기가 힘들다. 철저하게 계획된 쇼에 가까울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쉽게 망각해버릴 것이다. 그리고 역사는 그렇듯이 저 너머에 묻힐 가능성이 크다. 


주변에서 일본을 싫어한다는 사람 치고 일본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냥 막무가내로 싫다는 것이다. 36년의 잃어버린 역사를 만든 지배층 역시 그런 태도로 일관했다. 일본은 뒤떨어진 나라이고 성리학도 제대로 모르는 왜놈이기에 무시해도 된다고 말이다. 그래서 졌다. 아주 처절하게 말이다. 국제사회는 모두 인정하는 그런 강대국 일본이 한국에서만큼은 후진국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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