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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5. 2021

대전의 관문

백일홍을 살펴보고 마음의 조언을 따를 것

개인적으로 모든 사람(주로 여자)들의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여자들은 우선 생각하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하지 않기에 들어볼 만한 이유가 있다. 특히 사회에 맞춰서 살기 위해 때가 묻기 시작하면 그 의도가 희석이 되며 본질이 없어져버린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남자를 상대하는 업(불법이라고 규정짓지는 않는다)을 하는 여자들은 남녀를 양분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남자들의 책임이 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목적이 너무 단순하니 자연스럽게 행동의 패턴이 너무 단순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를 많이 다니는 입장에서 대전 IC는 자주 지나다니는 곳이지만 이곳에서 멈추어 서서 돌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냥 녹지가 약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대전 ic로 들어가는 입구의 양쪽에는 대전 비래 근린공원이 조성이 되어 있다. 

비래 근린공원은 들어가는 곳이나 나오는 곳에 모두 화장실과 같은 편의시설이 조성이 되어 있다. 다른 점이라면 들어가는 방향보다는 나오는 방향의 공원이 조금 더 이쁜 꽃들이 피어 있는 나무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전이 직할시로 바뀌면서 그 시기에 대한 이야기가 이곳에 새겨져 있다. 모두 함께 대전시라는 곳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이제 고정관념에 대한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최근 친구와 그 딸과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남자만이 군대를 간다는 것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생각하고 있었다. 

공원을 산책할 때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데 사람이 보이면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쓰게 된다. 도심 속에 자리한 공원이 아니기에 이곳은 주변에 거주하는 분들이 아니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렇지만 정말 오래전에 조성된 공원이라서 대전직할시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까치상도 있다. 까치는 사계절 사람과 가까이 사는 텃새로 욕심이 없고 마음이 맑으며 앞일을 미리 알아 반가온 손님이 올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로 알려져 있기에 까치상을 세워두었다고 한다. 욕심이 없다는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런가 보다. 

공원을 돌아본다. 우리는 미래를 내다볼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는 눈부신 길잡이라가 있다는 말을 프랑스 시인인 르네 샤르가 말한 적이 있다. 먼저 불을 켜는 것은 우리의 감성이라고 하는데 이쁜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감성이기도 하다. 


"미소는 어느 상황에서도 중요하다. 미소로 돈을 받고, 미소로 보상받으며, 미소로 활기가 생긴다." - 안투안 드 생 택쥐페리

고속도로 IC에서 나오는 입구에 백일홍이 언제 심어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전을 나오는 여러 IC 중 이곳이 가장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배롱나무(紫微)의 당나라 장안의 자미성에서 많이 심었기 때문에 ‘자미화(紫微花)’라고 했는데 한자로는 보라색 꽃이지만 붉은 꽃도 흔하고 흰 꽃도 가끔 만날 수 있다. 사랑하는 왕자를 기다리듯 매일 조금씩 피는 꽃이 100일을 넘겨 이어지므로, 사람들은 이 나무를 백일홍 나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배롱나무는 햇볕이 사정없이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날에 꽃을 피우는데 정말 사정없이 내리쬐서 그런지 활짝 피기 시작했다. 대전 관문에 자리한 비래 근린공원에서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행복은 그 자체를 추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실현을 위한 과정에 섰을 때 얻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바로 오늘부터 삶의 백일홍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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