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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9. 2021

나라의 마을 (韓山)

옷, 송편, 술의 고장 한산면

학문에 깊은 은자들이 자리한 마을이 있고 한산군 동상면(東上面)의 지역으로서 금강가에 새로 나루터가 생기고 이어 마을이 생겼으므로 신성개 또는 신성포(新城浦)라고 불렸던 신성리 (新城里)로 잘 알려진 한산은 한산 모시, 모시송편, 한산소곡주로 유명한 곳이다. 한자를 그대로 사용하면 나라의 마을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한산에는 본관(本貫)을 한산에 둔 한산이씨(韓山李氏), 고령박씨(高靈朴氏), 밀양박씨(密陽朴氏), 김해김씨(金海金氏)등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한산한 시간에 서천의 한산을 찾아가 보았다. 한산 전통시장은 잘 정비되어 있는데 이곳 주변으로 조형물이나 걷기에 좋은 공간들도 있으니 한 번쯤 돌아보아도 좋다. 

금강의 하류에 있어 강변에는 우포(朽浦)ㆍ와포(瓦浦)ㆍ아포(芽浦) 등의 포구와 해창(海倉)이 있었는데 금강하구둑이 생기면서 포구가 사라졌지만 1,500년 전부터 전해 내려 오는 한산 소국주(韓山素麴酒)도 예로부터 유명하다. 황금색이 요즘은 더 좋아지는 이유는 사람의 본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주조장이 이곳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한산면 주민자치센터와 공원, 한산 전통시장, 한산소곡주 갤러리 등이 주변에 포진해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지금은 운영되고 있지는 않지만 전통호텔과 함께하는 1박 2일 미션투어 문헌별곡이 10월까지 운영된다고 한다. "별 지도 따라 방방곡곡"의 별과 곡을 따서 만든 여행프로그램이다. 이 땅에서 별곡은 삼국시대부터 전승해온 속악·당악과 같은 재래가곡 및 고려 때 새로 들어온 송악과 같은 중국 음악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가락이 만들어져 그 가락의 사설에 붙였던 명칭을 별곡이라고 보고 있다. 

갤러리로 들어오면 온갖 주조장에서 만든 한산소곡주를 볼 수 있다. 맛볼 수도 있고 사서 갈 수도 있지만 너무 아쉽게도 차를 가지고 온 터라 맛을 보지 못하였다. 빨리 자율주행차가 합법화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산소곡주의 병은 조금씩 다른다. 특색이 모두 다르고 가격도 약간씩 차별화되어 있다. 빈병에 시음하라고 해놓은 소곡주를 담아가 볼까 잠깐 생각했다가 포기한다. 그냥 한 병을 사가는 것이 훨씬 나을 듯하다. 

소곡주를 꼭 전용잔에 마시지 않아도 되지만 이곳에서는 한산소곡주의 잔을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집에 여러 개가 있어도 괜찮을 디자인이다. 

한산면에서 조금 위쪽으로 올라오면 한산 성당이 나온다. 한산면행정복지센터에 있는 성당은 작은 성당이고 그 위쪽으로 오면 마산 공소가 나온다. 

어떤 관점으로 보면 우리가 마침내 깨달은 것은 "언제나 자신의 양심을 따르세요!"라는 것이지 않을까. 적지 않은 세거성씨가 거주했으며 옷을 짜고 송편을 만들며 100일간의 정성을 들여 소곡주를 만드는 명맥을 꾸준히 유지해 오고 있기에 지금도 스토리가 이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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