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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30. 2021

잠시 더위 좀 관두고 올게

청양 고운 식물원에서의 휴식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조절할 수가 있는 것이 있고 조절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날씨는 개개인이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경제적인 힘을 빌어서 특정 공간에서는 쾌적하게 보낼 수 있다. 그렇지만 야외에서는 그것마저도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방법은 조금 더 시원한 곳이나 따뜻한 곳을 찾는 것이다. 폭염도 힘들지만 경제적 약자에게는 추위가 더 견디기가 힘들다. 더위를 관둔다고 했지만 그냥 잠시 피하기 위해 청양의 고운식물원을 찾았다.

충청도에서 식물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많다. 그렇지만 가까이에 있는 곳으로 이곳 고운식물원만한 곳도 없다. 오래간만에 톨스토이의 인생론을 읽어보면서 식물을 가까이서 보기로 했다. 식물과 인생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세상에 연결 안 된 것은 하나도 없다.

작은 연못에 현대식으로 만들어진 정자를 가지고 있으려면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 정원의 역사와 현대 정원의 방향이나 정원의 수목 관리학, 식물생태 및 토양학, 정원 연못 만들기, 식물 이식 및 재배관리 등 알 것이 많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고택을 좋아하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편한 것이 좋다. 최근에는 제1기 정원 최고경영자(CEO) 과정의 신입생을 모집하였다고 한다. 정원을 배우고 가꾸고 즐기고, 내가 꿈꾸는 정원 만들기 제1기 정원 최고경영자(CEO) 과정은 2021년 8월 21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2022년 7월까지 1년간 22회 차 일정으로 152시간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데크길을 걸으면서 톨스토이의 첫 번째 글 삶의 목적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생각난다. 식물들이나 동물들, 심지어 새들까지도 어디에 자신의 터전을 만들어야 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은 인생의 목적을 알고 사는 사람이 적다. 그냥 오늘 하루를 보낼 뿐인 사람이 많다. 식물이 있어서 그런지 폭염 정도는 아니고 덥다고 생각할 정도의 온도다.

길을 가다 보면 곳곳에 테이블이 있는데 해충기피제를 뿌리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가져온 머그컵이라도 있으면 시원한 오미자차를 한 잔 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청양에는 여러 계곡이 있는데 이렇게 그늘을 만들어주는 산림 속에서 쉴 수 있는 곳은 많지가 않다. 예전에 얼음골이라고 있었는데 그곳은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접근성이 안 좋아졌다.

청양군에 위치한 고운식물원은 "동양 최고 수준의 식물원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1991년 시작으로 1997년 식물원 조성인가 후 2003년 4월 28일 개원까지 다양한 식물의 구입 및 식재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만들어진지가 오래되어서 보수가 필요한 시설도 보이지만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 잠시 흔들의자에 앉아서 흔들면서 텀블러에 담긴 시원한 차를 마시며 인생론을 읽으면서 인생을 생각한다.

꽃이 피는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보는 느낌은 있다. 숲에서 불어오는 산들거리는 산바람과 바위 사이를 헤집고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짙은 나무 그늘을 만나 폭염을 잊게 한다. 아래로 잘 찾아보면 맑은 계류에 조그마한 물고기가 물놀이장 마냥 신나는 유영(遊泳)을 즐기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식물과 물과 바람이 함께하는 자연의 진수성찬으로 허기를 채우고 한여름 오후를 잘 보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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