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균열 속에 아름다운 선율 같은 영화
서울 건대입구의 한 극장에서 초청 VIP시사회로 만나본 영화 코다를 감상했다. 사람은 어릴 때 자신이 자랐던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받게 된다. 모든 사람이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랐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도 많다. 그렇게 만들어진 마음속의 틀을 그 사람의 날개를 영원히 꺾어버리기도 한다. 영화 코다의 주인공 루비의 가족은 그녀를 빼고 모두 농인이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잣대와 생각을 들이대고 있는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성찰하게 되는 영화가 코다다. 코다는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영화다. 자신이 의미없이 했던 말이 상대에게 어떤 어떤 스트레스와 생각을 하게 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모와 오빠까지 농아인 가정에서 그녀는 17년을 가족의 이야기를 대신해주며 살아온다. 세상은 자신과 다른 사람이나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기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어진 것이다.
실제 영화 제목 코다(CODA, Child of deaf adult)는 귀가 들리지 않는 양친이나 후견인에게서 자란 청인을 의미한다. 영화 속에서 보듯이 코다는 농인 문화와 청인 문화 양쪽 모두에 속해 있으면서 이로 인한 스스로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모르기도 한다. 가족은 그녀가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거리를 두고 밖에서는 또 이상하게 바라본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이들 가족은 그녀에게 소통에 대한 모든 것을 의지한다. 그녀가 음대에 가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반대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아빠는 결정을 고민한다. 코다는 또한 이전의 음악내용을 확장·장식하여 곡을 종결짓는 부분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그녀를 표현하는 단어일 수도 있다.
그녀의 재능을 알고 끌어내 준 음악 멘토는 에우해니오 데르베스였다. 압박이나 억지가 아닌 스스로가 알게끔 해준 따뜻한 멘토이며 스승이다. 개인적으로는 위플래쉬의 플래쳐 같은 스승은 결국 사람을 망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폭력적이고 경쟁적이며 압박을 가하면 초기에는 빨리 가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갈길을 잃을 뿐이다. 자신의 시간을 그렇게 중요시하는 강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우해니오 데르베스는 가족 때문에 시간 약속을 어긴 그녀를 받아주기도 한다.
그런 그가 멋있게 보인 것은 버클리 음대의 오디션에서 자신이 부를 노래의 악보를 가지고 가지 않아 피아니스트가 반주를 못해줄 때 등장해 자신이 반주를 해준다. 처음 서본 오디션에서 호흡조절이나 긴장을 하고 있어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그녀를 위해 실수인 것처럼 잠시 삑사리를 내서 끊어주는 모습에 엄지 척을 하고 싶었다고 할까.
개인적으로 영화 속 루비 로시처럼 깊고 특색 있는 음색과 기교, 재능이 섞인 목소리를 좋아한다. 노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귀에 감기고 가슴을 울리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답답할 때 찾는 공간이 있는데 그녀는 이곳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리고 수영하면서 자신을 감싸고 있는 모든 것을 잠시 잊어버린다. 필자도 저런 공간을 한 번 찾아봐야겠다.
그녀가 참가한 가을음악회에 참가한 그녀의 부모들은 사람들을 보며 박수를 쳐야 할지 일어나야 할지를 고민한다. 그러다가 그 아빠의 입장에서 화면이 돌아간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세상을 상상한다면 어떨까란 잠시의 경험속에 변화가 느껴졌다.
그녀는 버클리 음대로 들어가기 위한 오디션에서 Both Sides Now라는 노래를 부른다. 오래전에 들어보았던 그 노래가 그렇게 가슴 뭉클하게 다가올지 모르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가사가 너무 와닿는다. 조니 미첼이 불렀던 Both Sides Now가 무언가 인생을 관조하듯이 불렀다면 그녀는 마음과 슬픔, 환희, 사랑을 담아 매력적인 음색과 깊이 있는 울림으로 부른다. 특히 클라이맥스는 들리지 않는 가족을 위해 수어로 가사를 표현하는데 천사의 손짓처럼 보이기도 했다.
Both Sides Now는 크게 구름, 사랑,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가사로 쓰여 있는데 그중에 사랑 파트가 와닿는다. 인생은 한쪽이 아닌 양쪽에서 바라봐야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
달빛과 6월의 대관람차
모든 동화들이 현실이 될 때
춤추듯이 어지러운 그 느낌
난 그렇게 사랑을 바라봤지만
지금은 그저 새로 막을 올린 쇼
헤어질 때 웃으며 헤어지고
진정한 감정이 있으면 숨기고
나 자신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것
이제 사랑을 양쪽에서 보게 됐어
주는 쪽과 받는 쪽에서 그런데 아직도 어쩌면
기억에 남는 건 사랑의 환상일 뿐
사랑의 실체는 모르겠어. 전혀
정말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지 않아도 보이고 듣지 않아도 들린다. 때론 웃기고 마음이 아프면서도 따뜻한 영화 코다는 8월 31일(화)에 개봉될 예정이다.
Both Sides Now
Song By. 에밀리아 존스
Original By. 조니 미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