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을 섞어서 만든 것 같은 코미디
이 영화를 보면서 들은 느낌은 메타 버스 콘셉트의 영화인가? 그러기에는 구조가 엉성했다. 그렇다면 한정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트루먼쇼인가?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게임 콘셉트로만 본다면 레디 플레이어 원에 가까운 것 같기도 했지만 그 영화의 철학적인 측면은 부족했다. 매일매일이 반복되는 것 같은 것이 사랑의 블랙홀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배우는 것은 삶이 아닌 게임 능력치를 키우는 정도에 국한이 된다.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그냥 병맛의 위트 좀 있고 라이언 레이놀즈 같은 스타일의 영화였다.
정확히 말하면 게임을 가장한 성장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랑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스스로를 자각하게 되는 짬뽕 영화라고 보면 될 듯하다. 이 영화에서 NPC 캐릭터인 가이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다른 말은 필요 없다. 그냥 밀리와 키즈가 설계한 알고리즘이 프리 가이에 들어갔는 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된다. 복잡한 것은 필요 없다. 그냥 영화 속에서 주요 캐릭터는 사람이 조종하지만 그 속에서 뼈대를 이루는 것은 NPC인데 이들은 얼마든지 죽여도 상관이 없다. 뭐 게임에 접속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NPC가 투덜대는 경우는 없다. 게임에서 설정된 알고리즘에 의해 맵핑된 요소이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경로로 은행에 출근하는 가이라는 캐릭터는 게임 속에서 밀리라는 캐릭터를 만나면서 갑자기 변해간다. 단순히 전 남자 친구였던 키즈가 넣어놓은 알고리즘으로 자각했다는 설정인데. 프로그램이나 알고리즘을 제대로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굳이 따지지 말고 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아무튼 회사는 엄청나게 커지고 있고 사람들이 그 속에서 NPC를 온갖 방법으로 없애가면서 캐릭터를 키운다는 설정이다. 개인적으로 별로 재미가 없어 보이는데..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는 게임이다.
영화 속에서는 알려진 배우들이 카메오 출연을 한다. 심지어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도 출연하니 잘 찾아보는 것도 잔 재미다. 이들 둘의 알고리즘을 훔쳤다는 게임사 대표가 굳이 이스터 에그처럼 게임 속에 숨겨놓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굳이 말하면 그 알고리즘이 가이를 바꾸는데 일정 역할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게임 속에서 얼마나 게임요소를 재미있게 만들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갈등구조를 만들어야 되니 설정은 들어간 것 같은데 그러려니 해야겠다.
가이는 매일매일을 똑같이 일어나지만 능력이 쌓여간다. 그리고 가상 속의 그녀와 묘한 썸을 따면서 그녀가 이끄는 대로 잘 끌려다닌다. NPC 답게 설정된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자각하려고 하고 아시모프의 로봇 제3원칙 중 첫 번째 원칙인 ‘로봇은 사람에게 해를 가해서는 안 된다’를 아주 충실하게 하려는 그런 캐릭터가 AI로서 진화했다고 볼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개념은 서랍에 잠시 넣어두고 막 쏘고 날아다니고, 부서지고, 때론 로맨스가 될까?... 궁금하다 보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