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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6. 2021

냉면(冷麪)

고구마, 감자, 옥수수,메밀 등의재탄생

보통 재료가 딱 정해져 있는 막국수 혹은 냉면의 식재료는 메밀이다. 물론 100% 메밀만 사용하는 곳은 없지만 어쨌든 간에 메밀은 그런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 나머지 식재료인 고구마, 감자, 옥수수는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했다는 점이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스페인으로 가져간 옥수수는 주식이지만 비싼 밀의 대용품이 되어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했으며 잉카 제국의 중요한 식량이었다가 가난한 유럽 사람들을 구한 것이 감자다. 멕시코에서 발견되어 명나라로 그리고 굶주렸던 일본인을 살린 것이 고구마다. 

김제에 유명하다는 한 냉면집을 찾았다. 앞서 말한 식재료중에 메밀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냉면을 만들 때 고구마, 감자, 옥수수를 사용해서 만든다. 굶주림에서 구해주었으며 척박한 땅에서 잘 자랐던 식물들이 이제는 별미의 재료가 되었다. 저렴한 재료이지만 냉면은 서울을 기준으로 본다면 상당히 비싼 음식이다. 영화에서도 미국 이민자의 계층 중 아일랜드계의 이야기를 그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갱스오브 뉴욕은 바로 아일랜드에서 희망을 잃었던 사람들의 이주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감자의 역병으로 인해 아일랜드 사람들이 대거 이주했는데 그래서 미국에서는 감자를 영어로 아이리시 포테이토라고 부른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냉면에는 별다른 반찬이 없다.  찬이 두 개 이상 넘는 냉면 음식 전문점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리고 별로 많이 먹게 되지도 않는다. 

우선 온수로 배를 살짝 덥혀본다. 덥기는 하지만 온수를 내어주면 꼭 마셔야 할 것 같은 강박에 사로잡힌다. 

냉면이 나왔는데 고기의 뼈와 잡고기 등으로 낸 육수에 냉면 그리고 오이, 무, 양지머리, 계란이 올라가 있다. 옛사람들은 선주후면이라고 하여 먼저 술을 마시고 나서 안주로 냉면을 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보고 싶지만 이곳에 머무를 수가 없기에 넘어가 본다. 

식재료를 생각하면 참 저렴하고 많이 생산되며 굶주림을 해결해주었던 그런 식물이었지만 이렇게 색다르게 만들어지면 맛이 색깔이 생긴다. 평양을 중심으로 한 관서지방에서 우리 선조들이 가장 귀한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식사법이 선주후면이었다. 쌀이 주식이지만 냉면은 이제 지역과 시대를 가리지 않는 우리만의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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