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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6. 2021

연 갤러리

연꽃 속에담긴 풍경과 차

김제의 금산사를 가는 길목에서 항상 눈에 걸리듯이 보이던 찻집이 있었다. 이름도 괜찮고 안으로 들어가면 고즈넉한 느낌의 따뜻한 찻집이 아닐까란 상상만 해보았다. 그리고 이번에야  드디어 방문을 해보았다. 최근에는 대부분 머물면서 차를 마시지 않고 주문해서 바로 들고나가는 편이다. 그렇지만 찻집의 분위기를 보기 위해 한 바퀴 돌아보면서 꽃 감상도 하고 분위기도 느껴본다. 

전면에서 보았을 때는 그냥 여유 있는 찻집처럼 보이지만 뒤편에 정원이 있어서 돌아보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많은 카페나 미술관이 갤러리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화랑을 뜻하는 아트 갤러리라는 현대 용어는 여기서 나온 것으로 예전과는 다른 형태다. 

돌로 만들어진 작은 연못 위에 연이 있고 개구리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마도 개구리였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필자가 본 기억으로는 팔짝 뛰어서 들어간 것으로 기억한다. 

이곳은 지구촌 공생회에 참여하는 곳이라고 한다. 지구촌 이웃들에게 식수지원, 교육지원, 지역개발, 아동 후원, 긴급구호 등의 보편적인 인류애를 실천하는 곳이라고 한다. 여름철에 마실 수 있는 시원한 차를 물어보았더니 오미자와 솔잎차가 있다고 해서 솔잎차를 주문했다. 

이곳에서 지불한 차값은 뒤의 정원으로 들어오는 입장료라고 생각하고 조용하게 돌아보았다. 연 갤러리의 뒤편에는 꽃구경하기 힘든 가을과 겨울에 찾아와도 안에 온실이 있어서 향기로운 꽃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보라색의 하늘하늘한 꽃이 물 위에서 피어 있다. 그러고 보니 솔잎차는 오래간만에 마셔본다. 솔잎차는 소나무속(Pinus) 식물의 바늘잎을 우려 만든 전통차로 소나무(P. densiflora)나 만주곰솔(P. tabuliformis) 잎을 우린 것은 솔잎차 또는 송엽다(松葉茶)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무지하게 달다. 원래 솔잎차가 이렇게 달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신다.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고 이렇게 차를 한 잔 마시는 것으로 그날의 고단함을 대신해보기도 한다. 연이라는 것은 참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연꽃의 연, 인연의 연, 놀이기구 연등 많지만 은은한 느낌의 연이 가장 부드럽게 어울린다. 

카페의 안에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그냥 마스크를 쓰고 내 갈길을 갈 뿐이다. 계속 마셔보는데 솔잎차가 어떤 맛이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상당히 진하게 타주어서 진한 것인지 아니면 맛을 잘 우려내기 위해서 설탕 등을 많이 넣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오래간만에 인상적인 맛의 시원한 차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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