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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1. 2021

아산향교

토정 이지함이 옮긴 교육공간

세상은 의미로 가득 차 있기에 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공부이기도 하다. 성인이 추구했던 신비한 세계를 통찰하는 것 중에 과거를 살펴보는 것도 있다. 사람을 통찰력 있게 바라보고 그 대안을 제시해주었던 사람 중 대표적인 인물이 토정 이지함이다. 토정 이지함이 아산현감으로 근무할 당시에 아산향교를 현재의 위치로 옮겨두었다고 한다. 

아산향교는 김옥균 선생 유허와 여민루라는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에 있는 조선 전기 아산현감 최안정이 건립한 팔작지붕 형태의 누정를 지나면 아산향교가 나온다. 아산하면 수많은 현감이 근무했지만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토정 이지함이다. 

여민루와 영인초등학교, 아산향교의 갈림길에서 아산향교 쪽으로 가본다. 벼슬길에 오래 있지는 않았지만 이지함은 만물이 움직이는 방식인 순환을 알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계절이 바뀔 것은 안다. 그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곧 가을이 올 것이다. 경험상 알 수 있는 큰 흐름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작은 행동들이 연결되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서는 간과한다. 

아산향교는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옆으로는 산행을 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다. 정자 옆에 소나무가 나름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아산향교는 아산시 영인면 아산리에 위치해 있으며 조선시대 현유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있다. 입구에는 'ㄱ'자 모양의 외삼문이 있고 동쪽으로는 유생들의 기숙사인 동재가 있다. 공부를 했던 명륜당 바로 옆에 유생들의 기숙사였다는 동재가 있는데 명륜당과 같은 선상에 위치해 있다. 

사람에게 조언을 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여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토정 이지함은 자신을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부했던 주역과 다양한 공부를 통한 통찰력으로 조언을 해주었다. 

세월의 힘을 가진 은행나무가 향교의 앞에 뿌리를 깊숙이 박고 서 있다. 향교의 앞에는 은행나무나 배롱나무가 많이 심겨 있다. 내면의 힘이 없으면 인간은 품위가 없고 행동이 경박하게 된다. 힘이 생기는 것은 그만큼 꾸준한 노력을 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토정 이지함은 초상화와 같은 모습으로만 보아서 살아생전에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힘을 사람을 돕는데 썼다는 기록들은 남아 있다. 

"하늘 우에 우레가 있는 것이 대장이니,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않는다." - 공자


이지함은 학문에 뜻을 든 후로는 밤을 새워가며 날이 밝도록 공부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경전을 모두 통달하고 온갖 사서와 제자백가의 책까지도 섭렵하게 되었는데 과거에 응시하려고 하다가 옆집에서 급제한 자의 잔치를 벌이는 것을 보고 천하게 여겨 그만두었다고 한다. 

초야에 묻혀 살기를 원했던 토정 이지함은 굶주리는 백성을 구제하기 위해서 짧은 공직생활을 한다. 불평등하게 부가된 군정(軍政)으로 민폐가 가중되어 아산 현민들이 극심한 고초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시정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곳에 와서 아산현감으로 재직하면서 아산향교를 이곳으로 옮기기도 했던 토정 이지함은 말년에 이곳에서 재직하다 갑자기 병으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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