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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30. 2021

갑천

매일같이네자신을 새롭게 하라.

지난 10년간 아니 그전부터 기사다운 기사를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굳이 곱씹을 필요가 없는 기사들과 자극적인 것들 그리고 돈과 관련된 이야기만 남쳐난다. 삶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본 기억이 없다. 사실을 파악하기에도 귀찮고 팩트 확인도 짜증 나는 기사들이 너무 많다. 거기에 진심인지 아니면 돈 받고 댓글을 다는지도 모르는 글들이 넘쳐난다. 그런 글을 보고 있노라면 짜증의 게이지가 넘쳐흘러서 주체하기 힘들게 된다. 그런 걸 쓴 의도를 너무나 잘 알기에 그 얕은 사악함마저 그대로 전달이 된다. 때론 미쳐버릴 것 같을 때가 있다. 

철학자들에게는 이른바 뉴스라는 것이 대부분 쓸모없는 잡담에 불과한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탐욕스럽게 달려들고 이를 퍼 나른다. 이런 때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같은 공간에 집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외진 곳에 가면 폐가들을 유심히 살펴볼 때가 있다. 저렴하게 사서 모두 철거하고 열린 공간에 방과 책장이 있는 열린 거실 공간과 화장실이 있는 심플한 집을 하나 지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갑천의 길을 찾아가 보았다. 자연은 고요하다. 갑천은 고요했으며 얼마 전에 비가 내려서 물기를 가득 머금어서 생동감이 넘쳐나고 있었다. 작은 마을들이 있지만 가끔씩 보는 마을의 이야기도 재미가 있다. 이곳에서 필요한 것은 음악과 시가 필요하다. 자연처럼 서두르지 않고 지혜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가치 있고 영원한 삶이 무엇인지 살짝 엿볼 수 있다. 

서구의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의 물은 그냥 고요하게 흘러내려가고 있다. 물은 흘러가는 것만으로도 생명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도심 속에서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곳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즐겁게 보낸 시간 중에는 집에서 있을 때 오랫동안 비바람이 몰아치던 때이기도 하다. 

다리와 다리를 거쳐서 계속 내려가다 보면 대전의 갑천에서 유일하다는 남개연 자생지가 나온다. 녹색의 숲이 너무나 무성해서 남개연이 어디 있는지 잘 보이지는 않는다. 강이나 연못에서 자라는 부엽성 여러해살이풀인 남개연은 꽃잎은 숫자가 많고 노란색이며, 주걱 모양이며 꽃의 지름은 1-3cm이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은 노란색이며 5장이며 도란형이다. 

저기 어딘가에 남개연 자생지라고 맵에서 표시가 되어 있는데 멀리 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갑천이 이곳에 오니 수풀 아래로 흘러가서 잘 보이지 않는다. 땅과 하늘, 바다, 물 등 어느 곳에서든 꽃이 피는데 남개연과 같은  ‘수생식물’이라 불리는 이들 중 어떤 것은 물밑 땅속에 뿌리를 내린 채 잎과 줄기를 물 밖으로 내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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