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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5. 2021

동화 수업

회덕 메타쉐콰이어 길 속의 동화이야기

디즈니의 영화 속에 나오는 동화이야기를 읽다 보면 주인공 입장에서 볼 때 이해가 안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속의 오로라는 말리피센트를 피해 깊숙한 숲 속에서 세 명의 노파와 함께 살다가 갑자기 그날이 오기 하루 전에 공주라는 사실(필자도 사실 어머니에게 출생의 비밀을 가끔씩 물어본다.)을 들었고 요정이라던가 말리피센트의 존재도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물레에 찔려 잠이 들어 오랜 시간이 지나다가 왕자의 키스를 받고 깨어나 갑자기(?) 왕자와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정략결혼도 아니고 어떤 의미에서 보면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느낌이지 않을까. 

이곳은 대전의 숨겨진 여행지와 같은 곳이다. 이곳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일명 회덕의 메타쉐콰이어 길이다. 고가다리 밑으로 잘 돌아와서 조그마한 길로 들어가다가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면 나오는 곳이다. 위의 고속도로로 지나다니는 차량의 소음만 없다면 거의 완벽한 숲 속의 공주가 머물만한 곳이다. 아마 이곳에서 잠들어 있다면 차량의 소음으로 인해 잠에서 깰 수도 있다. 방음벽이 설치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메타쉐콰이어 나무를 이곳에 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산책로와 포토존, 쉼터,  초화원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중심이 되는 나무는 메타쉐콰이어다. 가끔은 꿈을 꿀 때 너무나 현실적일 때가 있다. 행복한 꿈도 있고 불행한 꿈도 있지만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가끔씩 깜짝깜짝 놀란다. 행복한 꿈에서 깰 때는 아쉽지만 불행한 꿈에서 깰 때는 안도감이 든다. 

메타쉐콰이어 길이 조성된 곳이 서구 장태산에도 있지만 그곳과 다르게 이곳은 약간 신비한 느낌을 들게 만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즐거운 경험을 원하지만 거기에 진실성을 추구하기도 한다. 똑같은 경험이지만 꿈은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지만 실제 삶은 기억에 확실히 각인이 된다. 

메타쉐콰이어길을 걸어본다. 어딘가에 동화 속 이야기가 있을 것만 같은 공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해간다. 즉 사회규범, 규칙, 관점을 통해 강력해진 힘을 가진 군중심리는 개인을 흡수하기 때문에 개인은 자유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많지는 않지만 개인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자신의 선택을 무시한 채 순순히 남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며 사회적 규범이나 좋아 보이는 것에 휘둘리지 않는다. 사회 부적응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동화 속 공주가 탈만한 마차가 메타쉐콰이어 길 중간에 놓여 있었다. 아무리 돌아봐도 이 마차를 끌어줄 말은 보이지 않았다. 뼈대만 남아 있지만 의자는 있어서 앉아 있을 수는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무언가를 한다고 말은 하지만 결정은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진실성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 진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메타쉐콰이어의 메타라는 단어는 새로운 존재 혹은 특별한 존재를 의미한다. 유년기의 상상력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이날 동화 속 이야기를 언급하는 것이다. 마법의 세계 속에서 아까 보았던 마차는 움직일 수 있으며 주변 어딘가에 있을 생쥐가 말로 변한다. 

마치 숨겨져 있었던 공간이 드러난 것처럼 회덕의 메타쉐콰이어길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보이지 않던 곳에서 숲이 드러나듯이 생각의 실체는 문자로 표현이 된다. 한 사람의 생각이 모두의 느낌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의 경험이 한 사람의 경험으로 이전될 수 있다. 

'당신은 자유다. 선택하라. 다시 말해. 창조하라'는 샤르트르가 한 말로 결국 자신 안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따라가다 보면 바로 자신과 만난다는 이야기다. 샤르트르는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혼자서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진실한 개인은 고독하다고 주장했다. 영화 모아나에서도 모아나는 자신의 항해에 얹힌 책임의 무게에 굴복할 위기에 처하며 고독감에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메타인지를 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경상북도 포항시에서 화석이 발견되었던 메타세쿼이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이며 35m 정도 높으며 2월에서 3월 때쯤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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