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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0. 2021

양생 하다.

가을과 메밀과 코스모스

개인적으로 인생역전이나 대박을 거의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편이다. 차근차근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하루아침에 유명해지던가 무척 편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을 긴 안목에서 볼 때가 있다. 양생 한다는 것은 토목이나 건축에서는 많이 사용하지만 원래는 자신의 신체나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중에 하나다. 양생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계절의 변화와 자연이다. 

하동의 북천이라는 곳에 가면 코스모스와 가을꽃, 메밀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운무와 함께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가을은 자연스럽게 내려와서 자리를 잡는다. 논의 벼는 뜨거운 햇볕을 쬐고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누렇게 익어간다. 벼가 고개를 숙이면 완연한 가을이라고 볼 수 있다. 

황금빛 들판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하동의 황금들판은 가을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는 여행지로 변해 있었다. 이곳에는 코스모스도 지천에 있고 메밀꽃도 어디서든 볼 수가 있다. 

아직 코스모스가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가을의 색채는 남아 있었다. 농촌경관을 활용한 농촌체험관광형 축제로 시작한 하동 북촌 코스모스 메밀축제는 계속 새로운 것이 채워지고 있었다. 

위쪽으로 올라오니 하동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건물이 만들어져 있었다. 하동의 섬진강을 상징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남해로 가면 바다에 면해 있는 하동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메밀꽃은 마디풀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로 하얀 빛깔의 꽃으로 군집의 모습이 마치 하얀 거품이 이는 것 같다 하여 물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북촌의 마을 도로변에 메밀꽃을 통해 가을철 꽃피는 향기 가득한 경관을 조성해둔 곳이다. 

이곳에는 풍차도 자리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서 사진도 찍어볼 수 있다. 

이효석의 메밀꽃 무렵에서 메밀꽃을 아래처럼 표현하기도 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왼 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메밀 가지고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막국수이며 메밀묵도 있다. 북촌에는 마을분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메밀묵밥도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메밀은 다른 곡식에 비해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 B1· B2, 니코틴산이 들어 있어 영양가가 높고 칼로리는 낮은데 메밀묵은 묵의 원료인 메밀 전분을 이용하여 굳힌 것으로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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