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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5. 2021

머드 맥스

오지리의 그 현장이 바로 이곳이다.

개인적으로 샤를리즈 테론이라는 배우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녀가 나온 영화 중에서 매드 맥스를 좋아한다. 물론 멜 깁슨의 매드 맥스도 여러 번 봤지만 샤를리즈 테론의 매드 맥스가 더 친숙하다. 그 영화의 백미는 바로 20세기의 마지막 유물 같은 차들을 변형해서 사막을 달리는 장면이다. 야만의 시대에 불법적인 구조변경을 하고 주인공 무리를 쫓아가면서 나오는 음악도 색깔이 명확하다. 

평소에도 서산을 자주 가는 터라 서산의 바다는 대부분을 모두 돌아보았다. 이곳 오지리도 와본 적이 있었는데 썰물 때가 되면 일하시는 분들이 바지락을 캐려고 경운기를 타고 타가는 모습을 자주 본 기억이 있다. 이름 또한 오지리라 오지 같은 느낌이 들지만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다. 

역시 스토리텔링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효과가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9월에 서산지역의 들과 바다·갯벌 등 자연은 물론 거기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 유명 관광지 등을 빠른 영상에 담은 ‘머드 맥스 서산 편’을 공개하였다. 매드 맥스를 패러디했는데 나름의 영화 같은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해 준다. 

‘머드 맥스’라는 제목과 한께 등장한 한 남자가 경운기에 시동을 걸면서 광고는 시작되는데 경운기의 힘찬 시동 소리와 함께 영상은 빠르게 진행된다. 1년에도 몇 번이고 가는 서산의 주요 관광지를 경운기가 달리는데 스피디함이 있다. 

그 영상 속의 마지막 장면은 바로 이곳 오지리를 달린다. 바지락으로 유명한 이곳은 아주머니들이 허리 한번 펴지 않고 바지락을 캔다. 영상 속에 동원한 경운기는 30여 대에 이른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경운기 운전자들은 모두 현지의 고령 주민이라고 한다. 

오지리 마을분들이 수십 명이서 이곳에서 바지락과 해산물을 캐는 장면은 바다삶의 고단함과 함께 서산만의 일상이 어떤지 보게 해 준다. 오지리 마을회관에 오면  그때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오지리에서는 갯벌로 나갈 때나 들어올 때 먼 곳까지 가기 위해서 경운기를 사용한다. 이곳에 오면 경운기 소리를 쉽게 들어볼 수 있다. 벌말 해안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음력 3월에 소금 풍년을 기원하는 벗 고사를 지내고 소금을 많이 구워 국가재정에 큰 기여를 하였던 곳이다. 1765년에 편찬된 여지 도서에서부터 1895년 행정구역 개편 때까지 오지리의 오 자를 까마귀오(烏)를 쓰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에 나오(吾) 자로 고쳐 써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곳이 바로 오지리의 갯벌이며 해수욕장으로 안 보이지만 벌촌포 해수욕장이 자리한 곳이다. 벌촌포와 고창개 연안에 어장이 형성되어 있어 다양한 해산물의 채취로 생활이 괜찮다고 한다. 

가로림만의 이곳은 갯벌이 정말 드넓은 느낌의 공간이다. 이곳의 특징은 육지가 바다로 나가 있다는 것이다. 

‘곶’ 지명 중에 비교적 사용빈도가 높은 지명은 갈곶(갈고지)·돌곶(돌고지)·배곶(배고지) 등이 있다. 곶을 기준으로 해서 위치를 말하다가 지명으로 변한 곳도 있는데 이 부근에 검은곳이라는 자연마을이 남아 있다. 

오지리에는 섬 앞바다에 물이 쓰면 모래 수등이 나오는데 그래서 이곳 호안에 천연기념물 331호인 점박이 물범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2015년 새로운 작품!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에서의 콘셉트가 “희망 없는 세상, 미친놈만 살아남는다” 였다면 2021년 새로운 작품! <머드 맥스:갯벌의 도로>! 에서의 콘셉트는 희망 보는 세상, 경운기를 탄 사람만 바지락을 캔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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