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설쓰기

2030

진화 혹은 퇴보

연경은 자신의 뉴런 MRI를 보고 있었다. 단순히 순간적인 사진을 찍는 MRI와 달리 뉴런 MRI는 영상으로 감정의 변화에 따른 패턴을 보여주고 있었다. 누군가를 생각할 때나 누군가에게 분노를 느낄 때 전혀 다른 모습으로 형이상학적인 작품을 그리듯이 보여주었다. 그런데 친구인 지연의 뉴런 MRI는 패턴이 달랐다. 사랑, 결혼, 연애라는 단어에 반응이 달랐다. 마치 일상, 우정 등과 같은 단어를 말할 때와 그렇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연경은 바로 그것에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뇌가 단순히 무언가에 접속하는 것을 넘어서 호르몬 조절과 함께 자신이 제어하지 못하는 그런 환경에 접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언제부터 그런 거 같아?"

"뭐가?"

"봐봐. 너랑 나랑의 뉴런 MRI는 다르다니까. 겉은 똑같아 보이는데 전혀 다르잖아."

"뭐 사는데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잖아."

"큰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이 아닐까."

"태어나고 자라고 이제 우리가 굳이 출산율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고 여유 있게 일하고 즐기면 그걸로 되는 거 아냐? 난 오히려 이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효율로만 말할 수 있을까. 그럼 우리가 메타 휴먼 월드에서만 살지 뭐하러 현실 속에서 사는 거야."

"어차피 변화는 시작된 거야. 일하는 사람의 반이 거기서 일하고 아마 주식회사의 1/3은 거기서 상장할걸."

"아니야. 지연이가 언제부터 그랬는지 한 번 생각을 해봐."

"글쎄.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나도 사랑이라던가 그런 걸 알았던 거 같아.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잊어버렸어. 아마도 거기에 접속한 것과 연관성이 있어 보이긴 해."

"예를 들어 NG세대를 설계할 때 있어서 인공지능 토라가 DNA설계에 사람의 뇌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어떤 것이 적용했다면 어떻게 될까."

"연경이가 말하는 게 혹시 사랑 같은 감정을 제거했다는 거야?"

"비효율적이잖아. 어차피 생산적이지도 않고 어떤 의미에서 보면 많은 문제를 발생하기도 하고 말이야."

"그게 가능하긴 해?"

"내가 그쪽을 전공했다는 걸 잊었어?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와 있었지만 실현은 법적인 문제가 있었거든."

"그렇다면 NG세대야 그렇다 치고 우리에게 영향이 있을 리가 있나."

"우리가 접속할 때 시간, 공간, 감정 등이 동기화가 된단 말이지. 잠시 동안 의식이 업로드되는 거지. 만약 그때 의식이 동작하는 방식이 이전된다면 어떻게 될까."


지연은 그녀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았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세상에서 가능하지 않은 것이 없어 보이는 세상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않아도 대부분의 것들을 할 수 있는 세상에서 어떻게 보면 사람이 제어하지 못하는 감정들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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