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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의 차이

칠곡 산티아고 순례길의 왜관 수도원

비슷한 환경, 비슷한 사람, 비슷한 패턴으로 살다 보면 관점은 고정이 되면서 고착화된다. 관점이 다양하지 않으면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 이해를 못하게 된다. 종교는 삶을 살아가는 관점 정도로 본다면 무관해 보인다. 오래된 종교의 흔적들을 많이 살펴보는데 종교와 상관없이 살펴본다. 관점을 넓혀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칠곡에도 적지 않는 성지들이 있는데 1895년 설립된 유서 깊은 성당인 가실성당과 지천면 연화리에 있는 신나무골 성지는 조선 시대 후기 천주교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모였던 신자촌, 한국의 산티아고 길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순례길까지 가보았고 이날 가본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을 제외한다면 왜관성당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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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천주교회의 건물은 붉은 벽돌이 상징이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독일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에 속한 천주교 남자 수도자의 자치수도원이다. 왜관읍에 있어 ‘왜관수도원’, 베네딕도의 우리말인 ‘분도수도원’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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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와보니 특이하게 다양한 공간들이 있었다. 보통 천주교회들은 예배당이나 배우는 공간들 위주였는데 이곳은 무언가 실용적이었다. 살펴보니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성 베네딕도회의 지향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육사업, 출판업, 인쇄업, 유리 화공예실, 목공소, 농장경영, 금속 공예실, 양로원 등에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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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의 관점 차이가 아니라 다른 목적에 의해 종교를 믿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본질을 보고 움직이게 된다. 실체가 없다면 그것은 결국 안개가 걷히고 나면 아무것도 안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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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들을 보면 기하학적인 느낌이 든다. 교회의 십자가와 천주교의 십자가의 형태는 다르다. 건물을 보면 기하학적인 형태를 보여주는데 두 개의 선이 교차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수직으로 만나는 것과 다른 하나는 평행을 이룰 때 균형감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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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당은 구성당으로 1928년에 건축된 최초의 성당이다. 건축양식은 신 고딕 양식을 포함한 신 로마네스크 양식이며 주보성인은 '루르드의 성모'이다. 성당 왼편에 자리한 단층 건물은 1935년에 건축되어 본당 사무실로 사용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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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인이 절대 다수인 필리핀에 가면 이런 건물들을 볼 수 있다. 한적한 필리핀 시골의 마을에 가면 천주교의 건물들이 이런 형태를 보여주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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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건축물은 특히 종교 건축에서 기하학적으로 점점 더 복잡하게 진화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수학적 기하학을 통해서 완벽하고 신성한 절대미가 성당 건축양식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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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참 조용한 곳이다. 건축양식도 살펴보고 순례길의 의미도 생각해본다. 관점의 차이를 알게 되면 놀라울 만큼의 시야가 확장될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결정하는 것보다 누군가 믿을만하다는 근거 없는 정보에 휘둘린다. 그냥 뚜벅뚜벅 걷다가 과거에 사제관으로 사용되었던 성당 오른쪽의 건물을 본다. 단출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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