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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8. 2021

덕 있는 삶

고령의 경주김씨 8형제가 지은 서실

덕이 있다는 것은 삶에 안정감이 있다는 것과 비슷하다. 덕이 있다는 것은 지키지 못할 말을 하지 않으며 말을 내뱉으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지만 무척 어렵다. 야만의 시대가 아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법이다. 법을 어떻게 보는가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다. 사람은 자신이 말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중요하다. 그 관계가 누구든지간에 말이다. 

경상북도 고령의 여러마을에는 재실이 남아 있다. 재실이라 함은 그 가문이 만들어 놓은 공간으로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여유가 있지 않다면 형제자매가 그런 공간을 만들기란 쉽지가 않다. 

고령의 이 마을은 지지재가 있는 곳으로 지지재는 고령군 향토문화유산 유형자산 제7호에 지정되어 있는데 십장생의 그림이 상당히 선명한 것이 이마을의 첫 느낌이다. 

이마을은 성주군에 속해 있다가 고종(광무)10년인 1906년에 고령군으로 편입이 되었는데 버지, 벌지, 벌곡 마을 뒷산인 보검등과 장등의 모양이 무엇을 내려치려는 칼의 형상이므로 칼을 함부로 쓰지 않고 칼을 잘 알아서 써야 하는 곳이라고 한다.

좁은 도로를 통해 올라가면 지지재라는 곳이 나온다. 누산서실이라는 별칭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배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건물구성은 지지재, 익사, 평삼품 3동으로 구성된 재실영역과 그 뒤편으로 떨어져 배치된 사당영역이 별곽을 이루고 있다. 

정면에 보이는 지지재는 규모가 작지 않은 건물이다. 정면 5칸, 측면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로 평면과 창호의 구성이 독특한데 평면은 2칸통 대청을 중심으로 온돌방 2칸, 우측에 온돌방 1칸을 배열하고 전명 전체로 우물마루를 깐 둔 중당협실형의 구조를 자지고 있다. 

지지재에 가보면 옛날에 사용했을 석재나 여러자재들이 주변에 있다. 마을 안쪽까지 들어가는데 시간이 필요한 이곳은 처음 가본 곳이다. 

 1870년 경주김씨 8형제가 조상의 덕을 기리기 위하여 사당과 재실을 건립한 지지재는 재실과 사당이 공존하는 흔치 않는 예에 속하는데 평면의 구성과 창호의 구성은 매우 독특한 것으로 건축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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