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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2. 2016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

볼거리는 넘치나 유치한 설정의 아쉬움 

인디펜던스 데이 같은 영화의 스토리는 굳이 보지 않아도 예측이 가능하다. 지금의 기술력으로 절대 이길 수 없는 외계인이 몰려오고 지구 상에서 가장 국방비를 많이 쓰는 나라 미국이 막으려고 하지만 이길 수가 없다. 그런데 돌아이 기질이 있는 젊은이(보통은 비행사)가 의외의 곳에서 활약하다가 장님이 문고리를 잡듯이 약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지구를 구하겠다고 나서지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는 영웅(조금은 억지스럽게)이 한 둘 나오고 결국 외계인을 물리친다는 설정이다. 미국 자본으로 만들었으니 당연히 미국 패권주의가 깔려 있는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 


인디펜던스 데이가 개봉했을 때 시각적 충격은 상당히 큰 편이었다. CG를 사용하여 규모로 쏟아붓는 시각적 즐거움은 인디펜던스 데이만 한 것도 없었으니 말이다. 이런 영화를 볼 때 대단한 스토리를 기대하는 사람은 많이는 없을 것이다. 현실 속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기승전결 스토리가 그 안에 담겨 있고 그냥 관객들은 그걸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1996년 '인디펜던스 데이'이후 지구는 많이 달라졌다. 만약 평행 우주이론이 존재한다면 인디펜던스 데이가 발생한 지구와 인디펜던스 데이가 발생하지 않은 지금 우리가 사는 지구가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 세상은 외계인의 기술을 이용해 상당히 진보된 세상을 살고 있다. 외계인 기술을 이용했는데 무기와 전투기를 제외하고 사람 사는 세상은 별로 바뀌지는 않았다. 어떻게 두 가지만 진보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20년 후는 미국의 국방력만 상당히 발달되어 있다. 

한번 시각적인 충격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다시 그런 충격을 주기 위해서는 무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 20년 전에 온 우주선보다 훨씬 크고 강력한 힘이 등장해야 한다. 이번에 지구로 온 우주 모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크기를 자랑한다. 각종 물리학적인 법칙을 무시하고 직경 4,800km 우주 모선이 지구로 온다. 블랙홀 속에 있다는 중력 점의 비밀을 알아낸 것 같은 이 우주인들은 아직도 탐욕스럽다. 과학이 발달된 우주인들이라면 누구나 탐을 낸다는 행성의 코어를 가져가기 위해 지구의 중심을 뚫기 시작한다. 

이전 작품보다 훨씬 강력한 힘의 자기장을 가진 우주선은 그냥 가까이만 가도 모든 것이 파괴가 된다. 실제로 겪기 힘든 크기와 파괴라는 코드로 관객들을 만족시키려고 하지만 어디선가 본듯한 설정들이 넘쳐난다. 외계인들은 에일리언을 보는 것 같고 여왕이라는 캐릭터는 마치 에일리언의 암컷 같다. 각종 외계인 영화에서 등장했던 설정들이 이곳저곳에서 넘쳐난다. 뭐 이 정도까지는 나쁘지 않다. 외계인들도 이제 쉽게 당하지 않는다는 콘셉트를 넣어주고 싶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끝난 거 같지? 하면서 계속 이어나간다. 그리고 너무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자주 교차하면서 보여주는 것에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확실히 오락성이 담긴 영화이기에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는 보여줄 만한 것은 제대로 보여주었다. 1편에서 전 세계를 구했던 대통령이 이번에도 큰 활약(?)을 한다. 그런데 이 영화 유명 놀이공원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그런 4D 전용 영화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나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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