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그는 새로운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가장 강렬한 것은 분노 그리고 사랑이었다. 되찾은 분노와 사랑은 가장 강렬하고 제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걸 찾아준 그녀는 토라에 감정을 업로드하고 사라져 버렸다. 이미 감정을 되찾았을 때는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이 느끼지 못한다고 했을 때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 이해할 수가 있다. 그녀는 입버릇처럼 말을 했었다. 빈부의 격차, 생각의 차이, 격차, 계층, 신분등 모든 것은 극복할 수가 없어도 오로지 감정만큼은 누구나 공평하게 느끼고 간직하고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했었다.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고 나서 사람들은 모두가 태어나서 행복하게 가진 것의 차이가 없이 지위와 상관없이 살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인간은 다른 자연의 존재들과 땅을 정복했다고 믿고 나서 그 눈을 안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신분, 계층, 자본 등 인간과 인간을 구분 짓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벽을 만들면서 수천 년을 살아왔다. 간혹 그 틀을 깨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면서 성공한 무리들조차 자신들의 기준을 통해 다시 똑같은 체계를 유지했다. 그 누구도 그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어떤 지도자들은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기도 했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런 사회를 꿈꾸지 않아 실패했다.
산업사회가 시작되었지만 야만의 시대나 봉건시대보다 조금 더 풍요로운 물질들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을 뿐이었다. 문제는 그때부터 물질의 풍요가 더 큰 격차를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조금 더 안전한 사회를 살 수 있었지만 때론 그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제국주의 시대를 지나 1차,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전 세계는 이념과 경제 자본주의 사회로 재편되어 갔다. 그리고 법적인 테두리는 많은 것의 안전을 보장하기도 했지만 그 법적인 테두리가 오히려 많은 것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법은 정치의 영역이며 사법의 영역인데 그 영역을 제어하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를 제어하는 것은 남보다 우월해질 수 있고 차별화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지표였다. 예를 들면 돈이 될 수도 있고 아주 작은 권력일 수도 있다. 때론 일자리가 그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선거에 나온 정치인들은 누구나 평등한 기회와 일자리, 살집을 준다고 했지만 사실 그러고 싶지도 않고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 모든 틀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제한된 땅과 이미 선점해버린 기회의 공간이 아닌 새로운 공간을 원했다.
그래서 메타 휴먼 월드가 2025년에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하나의 공간으로 시작된 메타 휴먼 월드의 세계는 투자된 돈에 따라 여러 개의 세상으로 분화되기 시작했다. 기존에 기계와 AI등로 대체되었던 수많은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공간의 제약이 없어졌고 사람들의 기회도 공평해진 것처럼 보였다. 현실세계에서 해오던 수많은 디지털화된 일들이 그곳에서 이루어졌다. 현실 속에서 위험했던 일들이나 재화는 기계나 AI가 대체했으며 없었던 공간들이 만들어졌지만 기회는 여러 색계로 분화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문명사회가 시작하고 나서 그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졌던 감정은 거짓 인척 할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인간에게 주어진 공평한 권리였다. 그건 시대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메타 휴먼원들에서 왜곡되기 시작했다. 사람의 감정조차 컨트롤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그 문제는 결국 현실세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일반 물리적인 약이 아닌 다른 형태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불법적으로 규정되었지만 누군가는 시도했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의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은밀하게 변화해가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사람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미래사회에 그 어떤 문제보다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질병들조차 약을 코로 살짝 흡입하는 것만으로 예방이 가능했으며 수술은 이미 기계가 대부분을 하고 있었다. 잘못되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하고 신뢰를 의미하는 감정을 못 느낀다면 사람이 신체적으로 고통을 못 느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감정에는 아주 오랜 세월 인간이 축적해온 센서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사라졌다. 몇 년 동안 그녀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다시 그녀의 소식을 들은 것은 은밀했던 감정의 조절은 불법이 되고 감정의 조절이 투명하게 가능하며 변조가 불가능한 기술로 매 순간 기록되었을 때였다. 그녀는 메타 휴먼 월드의 어떤 세상에서 합법적으로 감정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의 스토어에서는 행복, 사랑, 기쁨 등과 같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감정에서부터 분노, 슬픔, 증오, 불안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거래가 가능했다. 물론 어떤 특정 감정만을 거래할 수는 없었다. 그 어떤 감정도 홀로서 사람을 균형 있게 컨트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지금도 사랑을 느끼는지 궁금했다. 너무 강렬한 에너지이기에 때론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그녀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