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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야각

완연한 가을이 조금 남은 팔마정

어릴 때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의 주인공은 생각도 많고 경험도 많은데 자신이 생각한 것을 제도 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말할 수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동화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의 실제 주인공인 폰 뮌하우젠(Baron Karl Friedrich Munchausen) 남작 이름에서 따온 질환이 있을 정도로 심리적인 징후와 증상이 있는 것, 신체적인 징후와 증상이 있는 것, 이 두 가지가 함께 있는 것 등 3가지로 구분하기도 한다. 생각의 시야각은 한 방향으로 향할 때 하나의 흐름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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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빨리 떨어지기 시작했다. 10월의 추워지는 날과 함께 발을 맞추려는 듯 5시만 조금 넘어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므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의 계절인 상강에는 감이 아주 먹음직스럽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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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갔다 오고 나서 저 멀리 노르웨이 숲을 다녀왔다고 허풍을 치면 믿을까. 노르웨이는 이런 모습의 자연보다 광활하면서도 탁 트인 것이 특징이다. 아무튼 다시 올라가 본다. 팔마는 여덟 마리의 말이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에서 유래했는데 팔마정은 장태산 입구에 자리한 장안저수지가 자리하기 전에 팔마 마을이라고 불려졌던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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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마스크를 벗고 올라갈 수 있었다. 아무도 없으니 옆에 있는 소나무도 보고 바위도 보고 얼마나 단풍이 들었는지 나무도 살펴보고 바닥의 흙은 무슨 색인지 나무 안쪽의 틀은 어떤지 보면서 올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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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팔마정이라는 곳의 정상이다. 굳이 정상이라고 하니 조금은 낯 간지럽지만 아무튼 정상이니 정상이라고 말한다. 호기심을 읽어버린 사람만큼 늙은 사람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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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과 무언가를 볼 수 있는 것이 합쳐지면 생각의 시야각이 넓어진다. 개인적으로 왜 사냐고 사람들에게 물을 때 그냥 '사는 거지'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돈에 대해서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 많다. 그 돈은 뭐를 할 건데라고 다시 묻는다. 그냥 많으면 좋지. 그냥은 없다. 자연은 모든 존재가 생성되고 소멸되게 하는데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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