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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9. 2021

생각의 시야각

완연한 가을이 조금 남은 팔마정

어릴 때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의 주인공은 생각도 많고 경험도 많은데 자신이 생각한 것을 제도 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말할 수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동화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의 실제 주인공인 폰 뮌하우젠(Baron Karl Friedrich Munchausen) 남작 이름에서 따온 질환이 있을 정도로 심리적인 징후와 증상이 있는 것, 신체적인 징후와 증상이 있는 것, 이 두 가지가 함께 있는 것 등 3가지로 구분하기도 한다. 생각의 시야각은 한 방향으로 향할 때 하나의 흐름이 생긴다. 

해가 빨리 떨어지기 시작했다. 10월의 추워지는 날과 함께 발을 맞추려는 듯 5시만 조금 넘어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므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의 계절인 상강에는 감이 아주 먹음직스럽게 익어간다. 

이곳을 갔다 오고 나서 저 멀리 노르웨이 숲을 다녀왔다고 허풍을 치면 믿을까. 노르웨이는 이런 모습의 자연보다 광활하면서도 탁 트인 것이 특징이다. 아무튼 다시 올라가 본다. 팔마는 여덟 마리의 말이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에서 유래했는데 팔마정은 장태산 입구에 자리한 장안저수지가 자리하기 전에 팔마 마을이라고 불려졌던 곳이라고 한다.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마스크를 벗고 올라갈 수 있었다. 아무도 없으니 옆에 있는 소나무도 보고 바위도 보고 얼마나 단풍이 들었는지 나무도 살펴보고 바닥의 흙은 무슨 색인지 나무 안쪽의 틀은 어떤지 보면서 올라가 본다. 

이곳이 팔마정이라는 곳의 정상이다. 굳이 정상이라고 하니 조금은 낯 간지럽지만 아무튼 정상이니 정상이라고 말한다. 호기심을 읽어버린 사람만큼 늙은 사람은 없다고 한다.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과 무언가를 볼 수 있는 것이 합쳐지면 생각의 시야각이 넓어진다. 개인적으로 왜 사냐고 사람들에게 물을 때 그냥 '사는 거지'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돈에 대해서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 많다. 그 돈은 뭐를 할 건데라고 다시 묻는다. 그냥 많으면 좋지. 그냥은 없다. 자연은 모든 존재가 생성되고 소멸되게 하는데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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