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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정호의 변심

이제 탑정호는 옛날의 그 모습이 아니다.

탑정호라는 곳을 처음 가본 것이 벌써 15년쯤이 된 것 같다. 그때의 탑정호는 그냥 조용한 시골마을의 큰 저수지였는데 지금은 그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탑정호 출렁다리부터 여러 공 간이 자리하면서 지금의 탑정호는 관광지로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어가고 있다. 탑정호 입구부터 시작해 출렁다리와 그 주변의 모든 공간에 못 보던 것들이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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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정호의 주변으로 돌아다녀보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꽃뿐만이 아니라 서원이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들도 있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땅 속에서 피어 있는 꽃, 작은 꽃이지만 이해할 수 있다면 만물의 변화를 알 수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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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람마다 경험하는 방식이 상반된다. 꽃을 가져야만 하는 사람도 있고 꽃을 소유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소유의 실존 양식에 따라 살아가는 삶은 수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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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숨겨져 있는 조정서원으로 가는 길목도 보인다. 율곡 이이가 이현동의 숨은 절개가 살았을 때나 매 한가지니 내가 공경하고 사모한다 하였다고 했던 사람을 모신 곳이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더욱더 그 이정표가 당당해 보인다. 태조의 아들 중 한 명이었던 이방의는 이성계(李成桂)의 왕자 가운데에서 가장 야심이 적어 아우 이방간과 이방원의 왕위 계승 싸움에 중립을 지켰기에 왕자의 난에서 무사했다. 이곳에 모셔진 이현동이 그의 증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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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좋은데 물에서 올라온 수증기가 마치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한 방울, 한 방울 모인 물은 크고 작은 물줄기를 만들고 물의 여정이 시작이 된다. 그러다가 이렇게 크게 담기기도 한다. 논산에도 크고 작은 저수지들이 있지만 탑정호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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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정호의 모든 도로는 40km라는 시속 제한이 있다. 그 정도의 속도로 돌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밖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속도이기 때문이다. 빠를수록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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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정호 수변 둘레길은 코스별로 안내가 되어 있다. 하늘호스길과 대명산 일출 길, 세계문화유산 역사탐방길, 사계의 솔바람길, 물빛 노을 길, 박범신, 사색의 길 등이 있는데 종주하면 19km로 약 8시간이 소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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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정호의 갑문이 있는 곳과 탑정호 출렁다리가 있는 곳에는 색다른 콘셉트의 카페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예전에는 개성이 있는 카페들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개성 있는 카페들은 여행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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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계백장군의 상이 보이는 탑정호의 수문이 보인다. 저곳에도 빛으로 만들어진 시설이 설치가 되어 있다. 이렇게 실제로 보이는 것과 가상공간으로도 탑정호는 만나볼 수 있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 '제페토'에 논산시 지역 명소인 '논산시 탑정호 출렁다리 및 수변생태공원'을 가상공간으로 만들고, 참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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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던가 메타버스와 같은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은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탑정호는 지난 1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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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체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는 형태로 탑정호라는 곳은 이제 주말이 되면 오가는 차량으로 인해 차량정체가 될 지경이다. 그래서 곳곳에 주차공간을 만들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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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우리의 방식대로 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있다. 아주 작은 미묘한 변화라던가 미세한 변화에서 오는 색다른 의미 같은 것 말이다. 탑정호의 수문의 아래로 내려와 보니 적당하게 흘러내려오는 물길이 유달리 자연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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