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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3. 2021

감과 논어

은진면의 감마을과 은진향교

감이라는 과일을 보고 있으면 사람과 비슷한 측면을 보게 된다. 보통 창원지역에  자리한 일본 단감과 달리 한국의 토종감인 땡감은 특유의 떫은맛이 특징이다. 사람에게는 다양한 기질이 있듯이 감에도 적지 않은 성분이 있는데 떫은맛은 여러 방법을 통해 다른 맛으로 변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상온의 따뜻한 온도, 알코올 등에 노출시키는 방법과 보통 판매자들이 선택하는 화학적 방법이다. 감은 그렇게 다양한 변신을 통해 사람들의 인기를 받아왔다.

논산의 은진이라는 지역은 선비의 고장이면서 가을에는 감의 고을로 변화는 곳이다. 가을에 이곳을 오면 온 마을이 마치 감나무밭처럼 보일 정도로 잘 익은 발간색의 감들이 보인다. 그 와중에 갓 쓴 선비들도 보인다. 

은진향교로 들어가는 입구의 옆에 자리한 감나무가 어울려 보인다. 주황색의 감과 빨간색의 홍살문이 조화를 이루는 때는 4계절 중 이때뿐이다. 이제 골목 안으로 들어가 본다. 

보통 과일을 말리면 당도가 떨어지는데 특이하게 감은 말릴수록 당도가 높아진다. 곶감이 단감보다 더 달다. 특히 비타민A는 단감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얼마나 많은지 감귤, 살구와 더불어 비타민A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과일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가지를 드리우고 있는 사이로 감이 손에 잡힐 것처럼 고개를 내밀고 있다. 바로 따서 먹고 싶을 정도로 잘 익은 단감이다. 은진 지방은 구릉과 평야지대를 이루고 있으며 수리시설이 발달되어 있고 토지가 비옥한 편으로 인류가 정착한 것은 석기시대의 돌산촉이 토양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보아 석기시대부터 인류 가 정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곳이다. 

골목의 벽화와 은진의 사람들 이야기, 가을에 무르익어가는 감을 보면서 들어가다 보면 이곳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은진면의 중심에 자리한 은진향교가 자리하고 있다. 은진에서 은진향교는 마을의 중심에 자리했었다. 전형적인 조선시대의 고을의 형태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변화가 있다고 한다. 그를 멀리서 바라보면 위엄이 있고, 가까이서 대해 보면 온화하며, 그의 말을 들어보면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 매일매일을 배우면서 논어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을 때 유생들은 군자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었을까. 

이제 안쪽으로 들어와 보니 은진향교가 나온다. 지금은 문이 닫혀 있는 상태다. 1642년(인조 20)에 용산리에서 현재의 위치로 이건 하였으며, 1907년에 배태성(裵台成), 1923년에 김용준(金溶俊), 1927년에 이기태(李起台)·최영원(崔泳元), 1934년에 전재구(田載球), 1954년에 김익권(金益權), 1956년에 김인구(金獜九), 1963년에 이강원(李康源)이 각각 중수하였다. 그 뒤 1970년에 대성전과 동재(東齋)를 중수하였고, 1972년에 대대적으로 개수하였다.

은진향교는 여러 번 찾아가 본 곳이었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은진향교나 논어나, 맹자가 아니라 은진에 가득한 감나무들이었다. 감이 이렇게  가득 매달리는 곳이었다는 것을 와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논산의 연산이 대추마을이라면 은진은 감마을이라고 불릴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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