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Oct 27. 2021

삶의 미끼

천북항-오천항의 노을과 가을 낚시

매번 계절마다 꽃 사진을 찍고 그 꽃에 대한 의미 혹은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꽃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색다르게 느껴진다. 계절에 맞게 볼 수 있는 꽃이 있지만 그리면 언제라도 그 꽃은 볼 수가 있다. 그렇지만 계절에 맞춰 마치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꽃을 보면 반갑고 변화를 느끼게 해주어서마울 때가 있다. 한 세대의 유전 형질을 다음 세대로 전하기 위하여 핵신을 사용하는 점은 꽃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고 세포 내의 화학반응을 조절하는 효소로서 단백질을 이용하는 점과 같다. 

방긋하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코스모스가 눈에 뜨였다. 8장의 하늘하늘한 꽃잎을 균형감 있게 펼쳐 보이고 있다. 우주와 관련된 쪽에 근무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유효한 생명이 지구에만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지금이야 탄소 등의 발생으로 인한 온실 효과가 부정적이지만 온실 효과가 없었다면 지구의 바다는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없었고 생물은 살아남을 수 없었다. 

서해의 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동해바다와 달리 넘실대는 바다의 변화가 확실하게 눈에 보인다. 천북항과 오천항 사이의 바다는 조수간만의 차나 파도에도 영향이 덜한 편이어서 수많은 어선들이 이곳에 정박해 있고 개인 선박들도 이곳에 있다. 

봄 주꾸미라고 하지만 가을에도 주꾸미가 많이 잡힌다. 대신 알실은 주꾸미는 없다. 가을 주꾸미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보령의 오천항이나 천북항으로 모여든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낚싯배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굳이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인데 항구 근처만 와도 수심이 어느 정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보령 천북항 일대는 일조량이 많고 갯벌에 미네랄이 풍부해 양질의 굴이 많이 나오는 곳이다. 다른 생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물고기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끼는 새우를 많이 사용한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생미끼, 동결건조 미끼, 냉동 미끼, 염장 미끼 등을 사용하는데 이런 냉동 미끼는 배낚시 미끼로 많이 쓰이는데 얼어 있는 것이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약간 불편하다. 

해가 완전히 저 너머로 넘어갔다. 검붉은 바다의 색이 이제는 남색으로 변해서 붉은색이 도는 서해바다의 색이 멈춰진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노을빛의 바다는 붉은 태양이 떨어지는 항구에서 어선이 들어서며 해 넘어갈 때 비추어져서 아름답게 빛나는 바다 위에 반사된 붉은 노을의 황금빛이 가장 멋진 풍광이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 깊은 바다가 가지고 있을 그런 색을 보여줄 때도 다른 매력이 있다. 

또다시 꽃 이야기로 돌아왔다. 천북항에서 본 코스모스와 오천항에서 본 코스모스는 다른 모습이다. 그림에서도 균형이 정비례하면 오히려 균형적인 느낌이 덜하다. 모든 것은 크고 작은 것이 조화롭게 이루기에 그 모습이 자연스럽다. 

오천항의 충청수영성에서 바다를 한 번 내려다보고 내려와서 낚시꾼이 잡은 물고기를 바라보았다. 크기가 매운탕을 끓이기에 적당한 사이즈다. 사람은 살면서 한상 무언가를 낚으면서 살아간다. 직장인은 시간은 미끼로 주고 월급을 받듯이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고 무언가를 얻으려고 한다는 것은 세상에는 없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산 미끼와 시간을 주고 고기를 낚듯이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을을 읽어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