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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6. 2021

앤의 꿈

어둠이 살포시 내려앉은 시간의 하동 카페

작품 속에서 앤의 모습은 정말 밝다. 밝은 모습의 그녀는 감성이 풍부하고 말이 참 많은 소녀로 그려지고 있다. 그녀는 꿈이 많아서 그렇지 않았을까. 원제는 '그린 게이블스의 앤'이지만 우리는 빨간 머리 앤으로 알고 있다. 그린 게이블스라는 지역은 오늘날 캐번디시로 불리고 있는데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자리하고 있다. 꿈은 어디까지나 꿀 수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것이다. 

경상남도 하동에도 이쁜 카페들이 적지가 않다. 이 카페는 입구에서 양들이 반겨준다. 이런 양들은 어디서 구하는지 모르겠지만 양이 반겨주는 것도 괜찮다. 빨간 머리 앤이 머물렀던 집처럼 초록색 지붕에 멋들어진 나무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든다. 

카페의 야외 테라스에는 마치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직접 올라가 보니 안전한 편이서 주저하지 않고 올라가 본다. 

계단의 끝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니 카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아마도 2층은 가정집으로 사용하고 1층은 카페로 운영을 하는 듯했다. 카페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공간에서 하는 것이 가장 오래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느낀 것은 나무로 공간 구성을 했다는 것이다. 나무는 질감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각종 차와 함께 조용하게 사색하기에 좋은 곳이다. 

카페 등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캐릭터 중에 하나가 바로 빨간 머리 앤 이다. 이곳에도 빨간 머리 앤이 있었다. 앙증맞게 시계를 가방처럼 들고 있다. 옆에도 빨간 머리 앤을 콘셉트로 하는 다양한 소품들이 있다. 소설 속에서 나이가 지긋했던 독신자 커스버트 남매는 앤의 사람을 끄는 매력과 순수함을 통해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인생의 즐거움을 깨닫기 시작한다. 

하동의 차들은 왕의 차라고 불리기도 한다. 첫 잎을 따기 시작하는 시기는 4월 첫째 주이다. 이걸 햇차라고 하는데 선별한 찻잎을 짧은 시간에 덖고 식히는데 여러 과정으로 인해 차의 고유의 색인 녹색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공간 하나 정도가 있는 것도 참으로 번다한 하루를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부엉이도 카페에서 많이 보이는 소품 중에 하나다. 부엉이가 상징하는 여러 가지 의미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엉이는 어딘지 모르게 친숙함이 있어서 일 것이다. 

소설 속의 표현대로 앤은 "자신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아이"였다. 사랑은 나이에 상관없이 몸소 보여줄 수가 있는 묘한 감성이며 감정이다. 카페에서 본 천사의 날개를 자세히 보면 물결처럼 흐름이 보인다. 사랑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미묘한 감정의 기류처럼 모래 백사장위에 뿌려놓은 황금색가루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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