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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9. 2021

염가 화폐

금의 모습을 닮으려는 화폐들

5,0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모든 화폐는 금과 가장 닮기 위해 노력을 해온 여정 속에 있었다. 금이라는 화폐 혹은 자산은 분명하게 희소성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경제적인 위험이 발생했을 때 금으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최근 화폐가 휴지조각처럼 생각되는 베네수엘라의 여러 지역에서는 금으로 물물교환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금을 가지고 다니면서 가루를 내서 각종 생필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화폐는 찍어낸다고 해서 모두 가치가 있지 않다. 대원군 때 막 찍어낸 당백전으로 인해 민생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 볼 수 있다. 어떤 언론이나 사람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택도 없는 소리다. 희소성을 가졌다고 해서 가치가 영원하지 않다. 모나리자 그림이 희소성을 가지고 엄청난 가격이지만 누구나 그 그림을 가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상화폐 도박판에 들어온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하니 유지가 되는 것뿐이다. 

현대적인 의미의 염가 화폐 이론은 케인스가 주장하였다. 독일 역시 1923년에 초대형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엄청난 살상력을 이미 증명한 바 있다. 돈의 가치가 휴지 조각보다 못할 때 사람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독일의 초강력 인플레이션은 후에 히틀러가 집권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준다. 신용카드는 현대사회의 화폐다. 이렇게 비상금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카드 중 한 돈이 들어간 카드도 더 구입을 해보았다. 


때론 사람들의 돈으로 인한 사악함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보면서 선의는 있을 수 없다는 생각도 한다. 개개인이 돈이라는 매개체에서 자유롭지도 않고 투명하지도 않다. 최근 스테블 코인이 거래가 되고 있는데 일반적인 가상화폐가 변동이 너무 심한 것과 달리 고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며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 테더라는 코인은 1 테더가 1달러와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민간에서 그걸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어받지 않는 화폐는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케인스의 염가 화폐는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일반 대중은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다. 필자는 전 세계에서 유명한 투자회사이기도 한 골드만삭스나 모건사를 전혀 믿지 않는다. 그들은 20세기에도 수없이 증시 스캔들을 만들었고 주가 조작을 통해 증시 폭락과 경제 대공황의 논리관계를 만들어냈다. 케인스는 눈앞의 권력만 보고 결과를 개의치 않았다. 

화폐의 세계에서 금은 오래된 신화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실체 없이 가치를 부풀리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본연의 가치가 뚜렷한 금은 될 수 있으면 멀리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2000년에 닷컴이라는 단어만 뒤에 붙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어도 무조건 주식을 사고 회사의 가치가 오를 때가 있었다. 지금 시장은 실물화폐가 아니라면 뭐든 상관없이 살 꺼야라고 말하고 있다. 부동산은 이미 차오를 만큼 차올랐고 대출의 확대 없이 받아줄 사람도 없다. 만약 미국 등에서 찍어낸 돈을 그냥 공짜로 나눠준다면 더 오를 수도 있지만 풀린 돈은 대중들에게 가지 않았다. 


화폐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으로 자산의 가치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돈에 대해서는 정의도 없고 다른 사람을 도와줄 의지도 많지 않다. 그것이 거대한 흐름처럼 보이면 마치 대세처럼 보이지만 돈에 대한 여러 사람의 잘못된 생각이 투영되면 본질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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