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리나요.
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입동이라는 절기가 지났다. 입동이 지나면 어렵게 부여잡고 있었던 나뭇잎이 나무에서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 떨어지는 나뭇잎들이 많아서 마치 빗소리처럼 들리게끔 만들기도 한다. 내리는 낙엽처럼 그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갈 때 따뜻한 일상이 더욱더 필요할 수 있다. 따뜻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읽어볼 수 있을까. 아~ 따뜻해~~ 혹은 가슴에 온기가 있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입동 전후 한적한 곳에 가면 품앗이로 아낙들이 우물가에서 김장용 배추를 씻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입동이 오는 시간 속에 차 한잔은 자연스럽게 생각이 난다.
이 카페는 오래된 옛 건물을 카페로 만들어 놓은 듯하다. 천장고가 높은데 구조가 옛날에 사용했던 창고나 정미소등으로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옛날에 지어진 건물들은 천장고가 높은 것들이 많다. 지금처럼 콘크리트나 철근 구조에서는 굳이 지붕의 하중을 트러스트 구조로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붕 공간에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긴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여유와 쉼을 커피 한잔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복잡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동네에마저 하나쯤은 있는 카페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약간은 편안하면서도 단순한 느낌의 이 카페는 온기가 있었다. 온기가 있는 가운데 많지는 않지만 책도 있어서 읽어볼 수 있다.
우리의 평범한 삶에 깃들어 있는 작지만 보편적인 기쁨들에 대한 온기를 느낄 때가 있다. 가을 아침의 한적한 시간에 마시는 비트차 한 잔, 탁트인 바닷가에서 책 읽기, 온기가 있는 곳에서 잠시 머물러 보는 시간, 누군가 먹는 것만으로 좋은 사과 냄새, 필자 삶에서 가장 평범하고 소소한 백개 정도의 기억과 순간들을 길어 올려 살포시 혹은 살며시 그것들의 가치를 살펴볼 수 있다.
침실에 있는 등과 같은 등이 이곳에 있었다. 이 회사의 제품들을 보면 북유럽의 느낌이 풍겨 난다.
비록 디지털이지만 화로에서 온기가 나오는 것만 같다. 집에 이런 화로 하나 있으면 하는 생각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무언가 태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다.
아직은 차갑지 않은 가을 아침을 걸으며 약간의 식탐을 가지고 맛난 음식을 읽는 순간이 있다. 소소하면서도 작은 행복이 우리 앞을 지나갈 때 살살 잡을 때 느끼는 온기가 따뜻한 일상을 만들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