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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풍경

만경강 하류의 낙조로 유명한 심포항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았을 때 많은 장면이 생각나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 갔다가 물로만 이루어진 행성이 기억이 난다. 멀리서 보았을 때 산처럼 보이는 것이 중력에 의해 물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이로 파도를 이루면서 다가온다. 인터스텔라를 관통하는 음악은 잔잔한 가운데 긴장감이 느껴지게 만든다. 시공을 뛰어넘어 여러 세대의 사람들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하는 공동의 경험을 전달하는 풍경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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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항은 이제 항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간에 맞춰 열어주는 문을 통과하면 바다로 나갈 수도 있다. 인터스텔라에서 나온 문구 중에 `우린 답을 찾을 거야, 늘 그랬듯이`가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어떤 순간에도 답은 있다. 찾으려는 의지만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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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바람길 속의 심포항은 전라북도 내륙을 흘러내리는 만경강 하류에 위치한 어항이 심포항이다. 새만금 방조제가 없었을 때만 하더라도 100여 척이 넘는 어선이 드나들던 큰 어항이었다. 심포 백합(생합)은 지역 특산물로 유명하다. 특히 심포항의 낙조가 유명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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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나 포항을 가면 볼 수 있는 바위들이 이곳에 있다. 서해에서 이런 암석이 강하류에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사람이 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마치 다른 행성을 보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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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항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새만금으로 가는 길목과 김제와 만경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새만금 방조제로 연결되는데 작년 말에 개통이 되었다. 20여 km를 가는 그 구간은 고요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보통 새만금 방조제는 군산에서 부안으로 이어지는 그 구간을 많이 가는데 조용하게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면 심포항에서 진입하는 구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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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은 김제에 속한 곳인데 김제와 만경 방향을 같이 표시해두고 있다. 만경은 백제의 두내지현(豆奈只縣, 또는 豆乃山縣)이었던 곳이다. 새만금 방조제에서 접근할 수 있는 고군산군도와 만경지역은 같은 행정구역처럼 여겼던 곳이라고 한다. 군산도(群山島)는 고려 때부터 조선(漕船)과 중국 무역선의 기항지로 번영하였고, 군사적으로 중요하여 진이 설치되어 있었다. 조선 초기에 진이 진포(鎭浦: 지금의 군산)로 가면서 앞에 옛날이라는 의미의 '고'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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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 있으면 이곳은 지금의 모습을 전혀 찾아보지 못할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게 될 것이다. 새만금의 기본계획에 따라 상당 부분이 만들어지는 시기가 2030년이다. 김제시는 농생면권역으로 농생명용지와 배후도시용지가 조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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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항에서 조금 더 가면 후에 사용될 수 있는 공원 공간으로 주차공간과 기본적인 편의시설들을 갖추어놓았다. 김제도 다양한 관광코스가 있는데 금산사, 아리랑 문학마을이나 망해사, 벽골제, 심포항등이 연결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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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담수호라는 것을 잠시 잊을 때가 있다. 마치 바다와 같이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육지로 물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보통 호수에서 이런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달의 인력에 물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수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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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심포항에서 생합이 많이 채취되는지 모르겠지만 20년전만 하더라도 봄에 잡히는 생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갯벌에서 고개를 내미는 습성을 가진 껍데기가 두껍고 둥근 테가 있으며 2개의 갈색띠가 특징인 생합이 등장한다. 생합은 5~6년 산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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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세우고 싶은 사람다움을 통해 주위 사람을 세우고, 자기가 이르고 싶은 대로 주위 사람을 이르게끔 하는 것이 길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이르고 싶어서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피해를 입힌다. 가까운 일상이자 낯선 풍경 속에서도 유추를 끌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사람다움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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