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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화

한남대의 선교사촌에 남겨진 발자국

바람을 따라가듯이 흐름을 읽어가듯이 보는 것이 풍경이다. 풍경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사람이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 풍경(風景)을 한자로 그렇게 쓰였는지 생각할 때가 있다. 요기의 산스크리트어나 서양 언어의 기원인 라틴어나 고대 그리스어 속에도 그 기원이 숨겨져 있다. 동양에서의 산수가 단순한 경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이자 의미와 정서로 충만한 이상향인 반면에 서양에서의 풍경화에서 경관은 화가에 의해 선택되고 배치되는 대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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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다 보면 물감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감 값이 없어서 화가들이 쉽지 않은 길을 걷는다. 수채화는 그나마 괜찮지만 유화를 그리면 물감의 값이 감당 못할 정도에 이를 때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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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의 선교사촌은 대덕구 오정동에 자리한 곳으로 가장 근대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전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풍경화를 그릴 수 있는 곳 중에 하나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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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치가 강탈했던 빈센트 반 고흐의 풍경화 '건초더미'가 11일(현지시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3천590만 달러(약 423억 3천30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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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과 비슷해 보이는 풍경화라고 하면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Autumn Landscape whith Four Trees, 1885년작이다. 쓸쓸함이 있는 가운데 여정이 있다. 그게 어떤 의미에서 보면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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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일 때가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만들어진 건물과 가을의 색채를 잘 보여주는 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화. 시간의 이력과 화풍을 소개하며 그림에 담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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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물감을 사용하는데 익숙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익숙해지겠지. 사람들이 보는 색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해 많은 노력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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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걸으면서 풍경을 감상하였다. 풍경을 감상하면 풍경화가 되지 않을까. 풍경화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기억 속에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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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참 맑은 날이다. 이렇게 맑은 날 가을이 좋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오정동 선교사촌은 1990년대 초 선교사들이 한국을 떠난 후 사택의 일부에 한남대 설립자인 인돈(印敦. William Alderman Linton, 1891∼1960)을 기념하는 인돈학술원을 개원하고, 유물을 보관·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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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생각의 전환을 통해 눈을 사로잡는 선명한 다채로운 자연의 흔적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초현실주의를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풍경화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신선한 메시지와 함께 아스라한 기억을 남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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