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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수제비

뭐 이렇게 걷다가 던져보는 거지.

개인적으로 잘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물수제비다. 스스로 생각해도 어찌나 잘 던지는지 때론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지 모를 때도 있다. 이번에 던진 돌은 난이도가 있었다.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한 손으로 돌을 던지고 물결 파동이 잔잔해지기 전에 물수제비를 했다는 인증숏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정해서 찍으면 되지만 무언가 귀찮았다.

겨울은 불멍을 때려도 덥지가 않으니 캠핑에 오히려 적당한 계절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실내에서 쉬는 것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로하스 가족캠핑장 뒤로는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사람도 많지도 않은 데다가 평탄해서 걷기에 수월하다.

캠핑 텐트나 농장 오두막에서 머무르는 것 말고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하룻밤을 보내는 방법은 소규모 숙소일 때가 많다. 아직 불길이 모두 타오르지는 않았지만 이제 고기를 먹을만할 정도로 불길이 사그라들 것이다.

캠핑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때론 이렇게 걸어보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무얼 먹고 있을까 궁금할 때도 있다. 대부분이 고기와 소시지, 버섯 등을 먹지만 특이한 먹거리를 싸서 오는 사람들도 간혹 보인다.

이곳을 참 많이 왔다 갔다 했는데 저 지붕에 있는 여인을 왜 못 보았을까. 상당히 높은 높이에서 태연자약하게 앉아 있다.

대청호 로하스 가족캠핑장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미호동 청동기 유적지를 알리는 간판이 보인다. 금강유역 일대에서 다수 확인되는 유형의 주거지로 조성연대는 기원전 10세기 전후라고 한다. 농경과 어로생활을 한 흔적이라고 한다.

자연은 그냥 있는 그대로가 환경친화적이다. 아니 환경친화적이라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는 것이 자연이다. 이곳에도 갈대밭이 많은데 친환경적인 숙소로 꼽힌다는 이비자의 칸 마르티 아그로 투리스모에서는 갈대밭을 활용하여 정화된 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걷기에도 어렵지 않고 길을 걸으면서 길을 잃을 가능성도 적은 곳이다. 물론 밤에 오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 이곳에서는 조명이 없다. 지속 가능한 여행이란 원래 가장 적은 예산이 드는 여행 방법이기도 하다. 자연에서 캠핑하거나 오두막에서 잠시 쉬면 돈도 거의 들지 않는다. 이곳에서 돈을 쓰려고 아무리 두리번거려봐도 받아주는 곳이 없다.

호숫가로 걸어서 나가본다. 걷다가 물가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공간이 대청호에는 많다. 친환경을 지향하고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려는 대덕구의 대청호는 결국 우리에게 좋은 것이 모두에게 좋다는 슬로건과 잘 맞아 보인다.

자 이제 물가까지 나왔다. 이곳에서는 다른 장난감이 없다. 돌을 들어서 던지기만 하면 된다. 필자가 만든 파장이 어디까지 퍼져가는지 바라보고 있어도 좋다.


역시 잘 날아가서 멀리에 안착하였다. 아주 잠시지만 물 위에 생긴 파동이 마치 달 표면의 크레이터처럼 보인다. 크레이터는 바다와 육지를 막론하고 달의 모든 지역에 널려 있다. 이제 일명 핫플만 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를 까다롭게 고르기 시작하면 전 세계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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