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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7. 2016

컨트랙티드

너무나 사실적인 인생 이야기

사실 이영화는 좀비가 돼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인생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좀비 영화가 나온 지 벌써 수십 년이 되어서 그런지 다양한 관점과 이야기의 영화와 드라마가 등장하였다. 영화 컨트랙티드는 아주 평범해 보이는 여성 사만다가 우연하게 어떤 남자와 잠자리를 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는지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 속에서 사만다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동성애를 하면서 여자친구에게 말없이 끌려다니고 자신을 좋아한다고 쫓아다니는 남자에게는 이렇다 하게 대응도 못한다. 게다가 혼자 있는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자신의 잣대로만 판단하여 사만다를 힘들게 한다. 그리고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는 온갖 흉을 보면서 사만다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친구나 지인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때는 바로 본인이 안 좋은 상황에 처해있을 때이다. 상황이 좋고 서로 부담을 주지 않을 때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별문제 없이 지속이 되지만 경제적, 사회적으로 문제가 발생활 때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즉 사람이 떠나기 시작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의 이기적인 특징이 고개를 내미는 것이다. 동창 등이나 친구들 모임에 나가서 흔히 친구들이 있어서 너무 행복하니 즐겁다는 둥의 이야기는 당신이 나한테 부담을 안 주고 다른 사람이 볼 때 창피하지 않고 때로는 나에게 도움(경제적 혹은 사회적)이 될 수 있는 상태일 때 성립한다. 


사만다는 낯선 남자와의 잠자리 이후에 몸에 이상이 생기면서 서서히(아니 조금 빠르게) 고립이 되어간다. 자신을 위해 생각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여자친구의 매몰찬 태도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신을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매정하게 거절당한다. 자신이 착하게 대하면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표적인 미움받을 용기가 없는 사만다는 점점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받으면서 고립되고 스스로 무너져 간다. 좀비가 되어가는 과정과 내면이 무너져 가는 과정이 거의 동일하게 진행이 된다. 

사만다는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고 싶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점점 더 없어지면서 말 대신 행동으로 나서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사랑을 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가 의미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나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고 결국 그녀는 식욕만 남아 있는 좀비가 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나 사회적인 요소가 빠지면 더 이상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동물 역시 무리 속에서 끊임없이 사회성을 갈구한다. 


사만다를 보면서 우리 사회는 누구와도 소통을 못하는 좀비를 생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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