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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0. 2021

마음을 씻음 (洗心)

아산의 천년고찰이라는 세심사

사람들이 하루에 한 번 이상씩은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얼굴을 씻는 일로 세수라고 한다. 낯을 씻는 일을 세수라고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손을 자주 씻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매일매일(물론 안 하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 세수는 하지만 마음을 매일매일 씻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아니 평생을 씻지 않는 사람도 있다. 마음은 씻지 않아도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얼굴에서 드러난다. 세수는 했음에도 세심을 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얼굴에서 묻어 나온다. 정확하게 말하면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아산에 가면 천년고찰의 사찰이라는 세심사가 있다. 전통사찰 61호로 지정된 이 사찰은 보물 제1960로 등록된 충남 아산시 세심사 소장 ‘불설대보부모은중경’로 잘 알려져 있다. 비구(比丘) 성회(性會)가 어릴 적 돌아가신 부모를 위해 화주(化主)해 판각하고 70부를 찍어 배부한 내용, 권말에는 경판 제작에 참여한 기술자와 시주자 이름의 기록, 세심사의 옛 이름은 신심사(神心寺)라는 내용이 경판에 담겨 있다.

모든 것이 마음에 깃들여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사찰이다. 영인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데 조금  올라가면 영인산성으로 나아갈  있다. 고려시대의 석탑의 흔적이 남아 있어 역사를 추정해볼 수 있다.

이 석탑은 후에 보강해서 만들어진 탑이다. 인간의 신체적 불균형은 몸에서 비롯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심신을 수련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마음을 씻는 일인 세심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많은 정보와 이야기 그리고 번다함이 주변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는 3단으로 된 화강암 기단 위에 점판암 1기가 있고 그 위로 연꽃무늬 상대석 1장이 있는데 9층의 탑신부는 초층 옥신만 4개의 판석, 나머지 8층의 옥신들은 모두 1장의 판석으로 만들어져 있다. 가장 꼭대기의 상륜부는 요즈음 새로 만든 점판암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세심사는 큰 사찰은 아니다. 대웅전 뒤로 산신각이나 사찰의 구성을 이루고 있는 건물들이 작게 만들어져 있다. 한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작은 공간이다.

세심사라는 사찰 이름의 의미를 되새기며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살펴본다. 아기자기하게 좁은 공간에 구성해놓을 것은 모두 갖추어놓았다.

위로 올라와서 아래에 있는 석탑을 살펴보았다. 아산 세심사에는 세중도(牙山洗心寺神衆圖)가 있는데 이는 마곡사(麻谷寺) 백련정사(白蓮精舍)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92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보통의 소리는 타악기나 현악기를 통해 전달이 된다. 동양의 세심이라는 의미는 진정한 사랑, 삶의 지혜에 기반하고 있다. 자유라던가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얻을 자격이 있다고 한다. 세심이라는 본질적인 의미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과정을 돌아보면서 적어도 그 길이 현명한 선택의 결과였는지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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