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l 10. 2016

비밀은 없다

이상함 그 이상과 이하도 아닌 영화. 

손예진의 원맨쇼에 기대며 기묘한 장르를 넘나드는 영화 비밀은 없다는 그냥 이상하기만 하고 별다른 재미는 없는 영화다. 각종 미끼로 그나마 성공적인 흥행 돌풍(?)을 만든 곡성과 달리 기존 장르 영화의 형식의 탈피를 꾀했으면서도 탈피를 온전하게 하지 못한 그저 그런 영화에 머물러 버렸다. 


정치인들의 탐욕과 삶을 비꼬는가 싶더니 갑작스럽게 스릴러로 넘어가버린다. 국회입성을 꿈꾸는 정치인 종찬의 옆에는 이쁘지만 내면은 텅텅 비어 있는 아내 연홍이 있다. 선거를 보름 앞둔 어느 날 갑작스럽게 딸이 실종되지만 종찬은 야심 있는 정치가답게 딸의 실종보다는 선거의 막바지에 더 집중한다. 연홍은 그런 남편에게 실망하며 별다른 능력은 없지만 그냥 막무가내로 딸이 남긴 단서들을 집요하게 추적해간다. 그리고 비밀은 없다는 지극히 예측 가능한 결말에 다다르게 된다. 

비밀은 없다는 완벽해 보이는 정치인 부부와 실종된 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을 맞닥뜨리고 혼란을 겪지만 연홍은 마지막 결심을 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의 시간은 단 15일뿐이다. 최종 투표가 이루어지는 선거 당일까지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연홍과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종찬이 서로 대비되면서 긴장감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거기까지다. 

딸을 잃은 슬픔에 평정심을 잃으면서 광기에 사로잡혀가는 연홍이나 시간이 갈수록 평정심을 찾는 종찬의 모습에서 무언가 껄끄러움이 느껴진다.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언가 묵직한데 별로 심각하지 않다. 타고난 성향이 그래서 진지해지고 싶은데 진지해지지 않은 사람처럼 비밀은 없다는 무언가 부자연스럽고 손예진과 김주혁의 연기도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다. 캐릭터의 내면을 그리고 싶어 하는 감독의 심정은 알겠지만 정치 스릴러도 아닌 것이 실종 스릴러도 아닌 중간에서 갈피를 잃고 있다. 

유일한 친구라는 최미옥과 김민진을 묘사하면서 왕따의 문제점을 살짝 짚는가 하더니 이들의 생활태도도 문제가 있었다고 말한다. 독창적으로 그리려고 했지만 그렇게 독창적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흥행 성적만으로 평가해도 상업적인 참패라고 볼 수 있는 영화 비밀은 없다는 말 그대로 영화는 개봉하면 어떻게든 결말은 나고 비밀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스터 라잇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