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지킴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시에 살다 보면 같은 층에 살던 사람들도 자주 보기가 쉽지 않았다. 여러 번 눈에 읽다 보면 가벼운 목례 정도를 하면서 지나친다. 공동체 삶이라기보다는 익숙해진 얼굴을 보면서 가볍게 지내지만 조금만 밖으로 나가서 마을이라고 불리는 데에 있다 보면 조금은 달라지게 된다. 마을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사람들이나 귀농, 귀촌한 사람들도 간혹 보이고 때론 마을에서 생산되는 것을 팔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한다.
가까운 곳이지만 금산에는 괜찮은 고택이 한 곳이 없는 것이 아쉬운 곳이기도 하다. 지역적으로 금산도 오랜 시간 사람들이 살아왔을 텐데 고택탐방을 하려고 치면 마땅한 곳이 많지가 않다. 그중에 금강붉은뎅이권역에 자리한 연리재라는 고택을 찾아가 보았다. 연리재는 오랫동안 활용되지 않았다가 최근에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래된 집의 이 고택은 최근에 정비가 되었다. 이런 집은 동물을 키우기가 좋다. 마당에서 사는 것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매한가지 같다. 정말로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오히려 면역력이 낮다. 마당이 있는 집의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연리재가 있는 주변으로 많이 심어져 있는 나무는 산사나무다. 그래서 마을 이름이 금강 붉은뎅이 마을일까. 전혀져내려오는 말로는 임진왜란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왜적이 강물을 건너오는 것을 막기 위해 붉은 황토를 풀었는데 그 후로 금강이 휘감아 도는 이 마을을 붉은뎅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오래된 탈곡기도 보이고 지금도 먹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물도 보인다. 작은 마을에도 정치가 있다. 그런데 그 정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정치와는 다르다. 서로 협력하고 이야기해서 같이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데 있다.
고택은 겨울 한파 끝에 불어오는 봄바람과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한 권쯤 들고 다니기에는 좋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찰 신안사가 있다. 2022년에는 충남 금산군 신안사의 '身安(신안)! 둘레길 몸과 마음 찾기!' 등 4건의 신규 사업을 선정해 각 산사가 지닌 저마다의 특색과 고유의 이야기를 담은 행사들을 개최할 것이라고 한다.
좁은 통로를 지나서 나오면 공중화장실도 있다. 어떤 것은 평등한 것도 있다. 걷기 같은 것은 평등하다. 부유하거나 가난한 산책자라고 할지라도 같다. 유리한 것이라고는 별로 없다.
조금 나오면 금산의 하천이 흘러나가는 공간이 나온다. 의지는 끝없는 노력에서 나온다. 계절이 지나갈수록 세상은 무채색에 가까워진다. 때론 무채색에서 색을 찾는 것이 더 즐거울 때가 있다.
장소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장소는 생각의 보고이기도 하는데 낮은 돌담, 그냥 오래된 고목, 자연의 흐름 속에서 이어져가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행복에 대해서 너무 열심히 생각하면 행복은 사라져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