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l 11. 2016

굿바이 싱글

소외된 삶을 표현한 걸까. 

굿바이 싱글은 김혜수의 원맨쇼 영화로 미혼모의 삶을 대리 표현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사회적인 이슈도 있고 소외된 사람들의 미혼모를 그렸기에 극찬 정도는 아니더라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사람들의 본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바뀌기 위해서는 극적인 변화가 필요한데 극적인 변화의 기회는 평생에 한 번 찾아올까 말까이다. 영화 속의 배우 고지연과 실제 김혜수는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 40대 여배우 중 톱스타라고 부를만한 위치에 있는 것은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천방지축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고지연과 개념을 갖추고 살아가는 김혜수와는 차이점이 있다. 


배우 고지연은 정상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길을 걸어왔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내면을 바라보게 마련인데 고지연은 그런 내면의 내공은 쌓지 못한 채 20대 연하 킬러로 나이 어린 남자 배우와 염문을 뿌리고 다닌다. 즉 겉껍질 외에는 관심이 없는 지극히 가벼운 여성이다. 그러던 중 20대 남자 배우와 결혼 약속까지 했건만 그 남자 배우가 여대생과 바람이 나버린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병원에 갔다가 본인이 폐경이라는 진단까지 받게 된다. 제멋대로 살아온 인생에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우연하게 임신을 한 여중생 단지를 만나게 되고 서로 같이 살게 된다. 

이 영화가 조금 불편했던 이유는 여중생의 나이에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해서 임신한 여중생 단지와 바람을 피워 결국 헤어지게 된 고주연을 완전한 피해자처럼 그렸다는 점이다. 바람을 피운 20대 남자 배우나 여중생에게 임신을 시킨 남자친구는 분명하게 문제가 있지만 그런 남자를 선택한 것은 본인의 몫이다. 


허우대가 멀쩡하지만 그 내면은 텅텅 빈 20대 남자 배우를 선택한 것은 고주연이고 책임질 생각이 전혀 없이 중학생의 나이에 불과한 여자친구와 잠자리만 생각한 남자를 선택한 것도 단지다. 진짜 괜찮은 남자는 쉽게 잠자리를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잠자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줄 것처럼 달콤한 말로 설득하는 남자는 과감히 떠나야 한다. 결국 결정은 본인이 해놓고 고주연은 복수하기 위해 가짜 임신 프로젝트를 하며 심리적으로 그 남자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영화의 후반부에 가서 미혼모라는 사회의 이슈를 언론에 터트리며 미혼모만 사회의 지탄을 받고 아이 아빠는 왜 지탄을 받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글쎄... 미성년자는 성관계에 대해 아주 엄격해야 된다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의아하기까지 하다. 미성년자라는 것은 성관계를 아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성년의 나이가 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있다.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성년이 되어서나 해야 된다. 관계를 하면 기분이 좋을 수도 있지만 그 결과로 아이가 생길 수도 있다. 피임 등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책임을 다할 수 없다면 애당초 관계를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책임 감 없이 잠자리를 하려는 남자에게는 과감히 등을 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다가 한국의 사회안전망은 미혼모를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하지 않다.  대체 누굴 믿고 그런 행동을 하는 걸까. 

필자는 배우 고주연의 성장영화 굿바이 싱글의 제목에 담긴 뜻을 다르게 받아들였다.


누굴 배려하지 못하고 책임질 수 없다면 혼자 살아야 한다. 정말로 혼자에서 벗어나 누군가를 책임질 수도 있고 배려할 수도 있는 자세가 되어 있을 때 굿바이 싱글이 되어야 한다. 남자 여자를 떠나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장점만 누린 채 누군가와 함께하려는 척하는 이기주의자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꾸며진 모습이나 달콤한 말을 걸러내고 본능에 의존하면 그 실체가 보인다. 


함께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사람만이 굿바이 싱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성 히어로 핸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