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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2. 2016

도리를 찾아서

삶의 조그마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희망

사회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교육부의 고위공무원이 99%의 사람들을 개, 돼지로 비유하는 것이나 계층 간의 갈등이 극 심화되고 태어날 때부터 리그가 갈리는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태어날 때 가난한 집이나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는 것은 개개인의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신의 영역이다. 그렇기에 사회는 그걸로 인해 삶의 질이 미리 선택되고 계층 간의 이동이 불가능하게 되는 문제는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한국사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도리를 찾아서라는 영화는 북미에서 놀라운 흥행 기록을 보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역시 한국에서도 최근 100만 관객을 끌어들이며 개봉한 영화 중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재미있다고는 하나 애니메이션에 불과한 도리를 찾아서라는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니모를 찾아서를 비롯하여 그 속편과 이번에 개봉한 도리를 찾아서를 감상한 필자는 이 영화가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들 캐릭터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도리나 너무나 작은 물고기 니모는 너무나 부족한 존재이다. 약육강식의 거대한 바다에서 그들은 핸디캡을 극복하고 난관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주는 용기가 감동을 주는 것이다. 현실 속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들이 그들을 통해 현실화된다. 

단기 기억 상실증을 가진 도리는 방금 전에 했던 대화조차 잊어버리는 물고기로 모든 것이 단점 같지만 무한 긍정마인드만큼은 상당한 장점이다. 매 순간마다 어려움을 닥쳐도 결국 헤쳐나가는데 주변 친구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 한쪽 지느러미가 작은 니모, 무한 소심 마인드 린, 다리 하나 없는 행크, 지독한 근시 데스티니 등이 도리를 도와 모험을 계속 진행한다.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면 그래도 가능성은 있다. 실낱같은 희망이 거짓으로 점철된 것이라면 사람들은 절망에 떨어지고 다시는 헛된 희망에 힘을 쏟지 않는다. 적어도 스크린에서는 그들의 불가능한 모험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면서 관객들은 대리 만족하는 것이다. 현실에서 보기 힘든 우정과 넘기 힘든 위기의 순간들을 끝까지 도전해서 넘기는 것을 보고 쾌감을 느낀다. 


어떤 사람들은 오늘만 살아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일이 오늘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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