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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1. 2021

엔칸토 : 마법의 세계

완벽한 가족은 가장 이상한 가족이다. 

엔칸토는 봐야지 하면서도 계속 미뤄진 영화였다. 12월도 시작되었으니 한 편쯤 볼까 해서 봤는데 의외로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영화였다. 가족 간의 관계와 갈등을 마법이라는 접착제를 사용해서 붙여나가면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드럽게 다듬은 그런 느낌의 영화랄까. 많은 가족들은 그만큼의 문제가 있고 문제 속에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골은 있다. 분명한 것은 완벽하고 갈등이 없는 가족을 원한다면 그것은 막장드라마처럼 어이없는 상황을 초래할 뿐이라는 것이다. 


영화 속에 이들은 남미의 민족들로 열강의 욕심 속에 산속으로 들어가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은 가장 파괴적이고 가장 탐욕스러운 국가들이었다. 스페인, 영국, 포르투칼등은 모두 점잖아 보이려고 하지만 이들이 세계에 끼친 영향은 컸다. 유럽은 끊임없는 전쟁과 파괴 속에 생존했기에 그들에게 평화란 단어는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신대륙을 발견하려고 가다가 만난 바다의 이름이 태평양(Pacific Ocean)으로 Pacific는 평화를 의미하는 Peace에서 비롯되었다. 그들의 탐욕으로 짓밟히던 삶의 터에서 도망가던 이들은 막다른 길에서 마법의 힘에 의해 그들에게서 벗어나게 된다. 그 마법의 힘은 할머니에게서 그 자식들에게 이어진다. 영화 속 마드리갈 패밀리는 다섯 살 생일이 되면, 저마다의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다. 그렇지만 미라벨은 그 능력을 받지 못한다. 가족 속에서 가장 평범하고 재능이 없기에 누구도 신경을 안 쓰는 캐릭터다. 

미라벨의 엄마인 훌리에타는 치유의 능력을 갖고 있는데 정성스럽게 준비한 빵을 통해 치유할 수 있다. 음식은 그렇게 사랑을 담으면 치유받듯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다. 꽃을 피우는 능력을 지닌 이사벨라는 모두에게 사랑받지만 완벽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강력한 힘을 가진 루이사는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마을 전체의 힘쓰는 일을 도맡아 하다가 결국 모든 걸 혼자 짊어져야 하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못한다. 

이 영화는 외부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의 문제에서 출발했다. 누구나 겪어봤을 가족의 이야기이며 형제자매의 이야기다. 세대 간의 갈등이기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는 역시 디즈니답게 화려하고 색채가 아름답다. 보여주는 세상도 잘 그려내서 영화의 특성을 잘 담아냈다. 

마음속의 균열이 생기는 것은 함께 치유해야 한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판단하면 그 균열을 절대 메우지 못한다. 그것이 서로의 관계이고 믿음이다. 집은 마드리갈 패밀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족 내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집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세한 흠집이 생겨도 조금은 부족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도 그렇게 껴안아주는 것이 가족이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완벽할 필요도 없고 모든 짐을 질 필요도 없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털어놓고 공감하다 보면 그렇게 결이 맞춰지면서 사랑 속에 살아갈 수 있다. 


마음의 균열을 메우는 가장 좋은 재료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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