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춥지만 마음은 몰디브에 있기를
올해도 의도하지도 않았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누군가는 의미 없다고 하고 누군가는 종교적인 의미에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적어도 1년 중 단 하루 정도는 그냥 아무것도 안 했는데 따뜻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루를 정해보자. 누군가 정해준 날이라서 조금은 하기 싫은 마음도 있지만 크리스마스면 어떨까. 단 하루 정도는 잘했어요라고 말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음식은 음악만큼 가치가 있고 재미있다. 자신이 직접 만든 것을 누군가가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 돈으로 평가될 수 없는 것이다. 자~~ 이날은 따뜻한 음식을 만들어보자. 물론 식겠지만 필자는 불을 내뿜을 수 있는 메타 휴먼은 아니다.
냉동삼겹살이 메인 요리지만 메인요리치고는 조금은... 식상하다. 하지만 가격은 있다. 고깃값이 오른 것을 알 수 있는 순간이다.
요리를 잘하려면 식재료가 익는 순간과 그 순서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전문적인 요리전문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그 시간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팽이버섯이 준비되어 있다. 이토록 저렴하게 그리고 식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식재료가 있을까.
계란을 너무 많이 넣었다. 반 정도만 넣어도 되었는데 5개는 오버였다. 뭐 이러다 보면 식재료를 줄일 수 있는 지점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요리를 위해 장을 보다면 계란값이 비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잘 섞어주어 본다. 노른자와 흰자는 서로가 참 싫은 모양이다.
양념이 된 튀김가루에 찹쌀이 일부 들어갔다는 밀가루를 넣어본다.
모든 버섯이 비슷하지만 팽이버섯은 물에 들어갈 때의 당당한 그 모습과 달리 뜨거운 물에 데쳐지면 확실히 줄어든다.
팽이버섯이 물을 빼낼 때까지 지켜본다. 가 아니라 지켜보는 시간에 다른 식재료를 준비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양념이 되어 있는 밀가루에 살짝 옷을 입히고 아까 본 조금 과도하게 풀어놓은 계란의 옷을 입히고 프라이팬에 굽기 시작한다. 대패삼겹살이라 익는 시간이 빠르다.
잘 익혀졌다고 생각하면 키친타월에 올려서 기름을 조금 흡수할 때까지 기다려본다. 기다리는 시간에 같이 먹을 양념을 준비하면 된다.
잘 익어가고 있다. 손이 바쁘기는 하지만 익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름 냄새를 맡으니 조금은 식욕이 없어져가고 있다.
이제 양념을 만들시간이다. 팽이버섯과 파채, 달래 등을 넣고 버무려주기 시작한다.
무형문화재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제 이 양념을 만드는 데에는 조금은 익숙해져가고 있다.
자 이런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열을 받아서 만든 음식과 식재료가 그대로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든 것들이다. 그렇지만 따뜻해질 수는 있다. 그렇기에 크리스마스가 조금은 따뜻해지고 TV에서 조금 더 멀어지고 유튜브의 자극적인 것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2021년은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