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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와 갯벌

사람과 바다, 생명, 시선의 진화

철새는 생존하기 위해 며칠에서 수십일을 하늘에서 땅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날아간다. 왜 그렇게 이동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철새 도래지라는 의미는 살기 위해 쉴 수 있는 중간 기착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철새들이 노니다가 가는 곳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어떻게 그곳까지 정확하게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찾아오던 새들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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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서천의 유명한 춘장대 해수욕장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비인 해수욕장이다. 한적해서 좋은 서해안의 해수욕장중 한 곳이다. 해수욕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백사장을 그냥 걷는 것은 좋아한다. 물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면서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있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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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 너머로 넘어가는 시간이어서 마치 바다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홍해의 물길이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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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토성이 흙과 모래로만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었다. 이름과 누가 찍은지도 모르는 사진 속에서의 토성은 황토색이었다. 토성을 새턴이라고 하는데 연금술사가 많이 사용하던 납을 의미하기도 한다. 크로노스는 새턴으로 머리에 모래시계를 얹고 있는데 시간을 관장하는 신이기도 하다. 백사장에 셀 수 없는 모래를 보니 모래시계에서 빨리 떨어지는 모래같은 시간이 2022년에 이르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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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의 갯벌은 선도리, 장포리, 다사리로 이어진다. 해안가 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해안에 자리한 바다마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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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어촌마을로 들어와서 갯벌로 내려가 보았다. 한눈에 갯벌에서 만날 수 있는 조개 종류들을 볼 수 있다. 가리비, 동죽, 굴, 물총, 바지락 등의 껍질이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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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살아 있는지 생태가 살아 있는지가 보이기도 한다. 갯벌은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도 하는데 생태계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완충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갯벌의 뻘을 만져보려고 하다가 주변을 돌아보니 손을 씻을 곳이 마땅하지 않아서 그냥 자세히 살펴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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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만들어두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철새 전망대라고 해서 조그마한 건물을 만들어두었다. 철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용하 관찰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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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이 나가는 곳에 물을 조절하기 위한 갑문이 설치가 되어 있는 곳에는 철새들이 많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기 때문에 먹을 것도 많다. 먹이를 찾아온 철새들이 자연스럽게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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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를 보호하고 새들을 위한 생태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얼핏 보면 소득에는 도움이 안 되어 보이지만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국제 철새 도시 인증은 서해안 갯벌 위주였는데 최근에는 울산도 FNS(국제 철새 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에 등재되기도 했다. 겨울은 갯벌에서 철새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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