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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7. 2022

겨울의 전망대

남당에 자리한 노을전망대

겨울을 현명하게 혹은 누가 들어도 잘 보내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19로 자유롭지가 않으니 집을 잘 꾸며놓고 그 속에서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임인년의 새해가 시작되었으니 무한 작심삼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겨울이 끝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삶의 변화는 새로운 것을 계속 보다 보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어떻게 찾는가를 알 수도 있다. 긴긴 겨울 집에서만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은 태양에서 얻어야 할 에너지가 있다. 에너지를 충전하고 변화를 보기 위해서는 색다른 곳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마치 사람이 사라진 것 같은 백사장이다. 보기에는 바람이 안 부는 것 같지만 엄청난 바람이 옷깃 속으로 파고 들어오고 있다. 바람의 세기를 볼 수 있도록 조형물도 설치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기에는 따뜻해 보이지만 바람에 흩날리며 겨울의 매서움을 새삼 느끼고 있다. 

남당에 만들어졌다는 남당 노을전망대로 찾아가 본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데 카페 한 곳만이 이곳의 휴식공간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곳에서 보는 것보다 정면에서 보는 것이 더 분위기가 좋은 카페다. 이미 음료 한 잔을 테이크 아웃했기에 그냥 멀리서만 보고 지나간다. 

작년에 완공이 된 서부 남당리 노을전망대는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노을전망대의 입구에서 보니 마치 하늘로 가는 길처럼 보인다. 노을전망대는 남당지구 연안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는데 전망대와 더불어 남당항에서 어사리 방면의 백사장에 모래를 새로 덮어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백사장이 상당히 길었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보면 홍성의 백사장과 바다는 이런 모습이다.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낸 백사장의 선이 유려하게 곡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겨울에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겨울 시즌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곳’을 정하기도 했는데 핵심은 비대면이라는 점이다. 

바다까지 길게 뻗어 있는 남당 노을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백사장의 모습이 이렇다. 푸른 하늘의 스펙트럼이 바다와 다르게 만들어져 있다. 짙푸른 색의 바다에서 조금만 올라오면 옅은 푸른색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짙은 푸른색으로 점점 짙어진다. 

고개를 돌려서 해가 떠있는 방향으로 쳐다보면 또 색깔이 달라진다. 이곳은 붉은기가 도는 그런 하늘색과 수평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바람이 강하고 차가운 바람이 얼굴 전면을 때리고 있었지만 바다의 풍광을 담기 위해 참아보고 있다. 그리 시간이 많이 지난 거 같지도 않은데 카메라를 들고 있는 손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아래로 다시 내려가면 분위기 좋은 카페에 들어가서 따뜻한 대추차... 아니 나이 들어 보인다. 따뜻한 홍차 한 잔을 주문해봐야겠다. 백사장과 갯벌이 꾸민 홍성의 겨울바다는 이렇게 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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