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술에서 무엇을 발견하는가.
대한민국의 헌법 제34조 1항을 보면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인간답다는 것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책임이 따르는 가운데 무한한 확장성을 가질 수도 있다. 의식주만 있어서 행복할 수 있다면 인간은 다른 다양한 활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화적인 것을 추구하는데 그 가운데 예술도 있다. 사람은 예술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기대를 할까.
의식주가 해결이 되었다면 개인적으로 예술작품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생각지도 못한 시각으로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국립미술관, 도립미술관, 시립 미술관등은 많지만 군립미술관은 거의 없다. 아쉬운 부분이다.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 자체가 없다는 것은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청주에는 문화시설이 정말 많다. 광역시 못지않은 미술관과 박물관등이 자리하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공간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있다. 이곳은 탁 트인 공간에 다양한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실내로 들어가도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활동에 제약을 받기 시작한 2020년 10월 29일부터 잔디광장에는 권민호: 회색의 숲과 함께 다양한 작품과 함께 증강현실(MMCA 미술관)로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다. 다양한 집들의 축소 버전을 직접 들어가서 경험해볼 수 있다. 이곳의 작품들은 집우집주로 만들어졌다.
어릴 때 강압적으로 외워야 했던 천자문의 기억은 좋지가 않았다. 그 첫 문장이 하늘천, 따지, 검을 현, 누루 황, 집우, 집주, 넓을 홍, 거칠 황으로로 이어서 보면 천지현황 (天地玄黃)과 우주홍황(宇宙洪荒)이다.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는 것은 우주 자연의 광활함을 보여주고 후자는 집의 모습과 세상의 이치를 보여준다. 얼마나 그 단어를 반복했던지 지금도 생생하다.
어릴 때는 왜 집이 두 번 나오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무조건 외우게만 했으니 뜻을 알겠는가. 집우는 지붕이나 처마를 표현하기 위함이고 집주는 그 아래의 보금자리를 의미한다. 온전한 집이란 집우집주가 있어야 한다.
청주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이며 근대적인 건축물도 많은 곳이다. 터를 닦고 마을을 이루며 도시를 만들어간 곳이다. 예술사적인 표현으로도 건축을 설명할 수 있지만 사회문화적 현상을 반영하기도 한다.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학을 기반으로 한 계산이 구조물에 반영이 된다. 수학적으로 지어졌지만 인문학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다. 작년 건축사 시험문제를 보았다. 청소년을 위한 문화센터 평면설계 문제였는데 근대건축물을 포함하는 과제였다. 야외전시장에서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는 근대건축물은 항상 고민해야 할 역사적인 자산이다. 건축사 시험문제를 보면 도시계획과 조경이 적당하게 섞여 있는걸 알 수 있다.
1층에 오면 개방 수장고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을 볼 수 있어서 각 재료가 보여주는 질감과 표현방법의 차이를 느껴볼 수 있다. 연대별로도 정리가 되어 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술의 사조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다양한 모양과 질감, 삶의 이야기가 묻어 있기도 하고 사회현상을 반영한 작품들이기도 하다. 예술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새롭다. 새로운 가운데 무언가가 달라지는 것을 포착하는 것이 예술가들의 몫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가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이 작품 속의 사슴이 끄는 썰매가 연상되는 것은 왜일까. 질감이 남다른 사슴들이 늠름한 모습으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크리스마스트리 같고 가까이서 보면 세상의 온갖 이야기가 뒤섞여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이다. 겨울이야기를 표현한 것처럼 보이는데 반짝반짝한 질감으로 표현되었지만 그렇게 차가워 보이지는 않는다.
4층의 개방형 수장고로 오면 풍경을 그려내는 법 (How to create a landscape) 전시를 볼 수 있다. 풍경을 그려내는 법이라니 무언가 배워야 될 것 같지만 그냥 그들의 시선대로 따라가 보면 된다.
사람들이 풍경을 보는 방법은 각자 다르다. 그냥 단편적인 세상일 수 있고 어떤 색깔만 강하게 느낄 수도 있다. 몸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기분에 따라 달리 보이기도 한다.
풍경을 보는 법과 그려내는 법은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보지 않아도 그릴 수 있고 보아야 그릴 수도 있다. 그려내는 것은 화가마다 이렇게 각자 다르게 화폭에 담는다.
현대미술관을 지향하는 곳이니만큼 대부분의 작품들이 현대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현대적인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추상적인 작품들은 거의 없다.
작품 옆에 자리한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온 듯한 여성의 모습처럼 우리는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이제는 상상할 수 없다. 스마트폰은 이제 삶의 모든 것을 담고 있지만 예술작품을 잘 감상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기도 한다.
작품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존이 되는데 재료에 따라 오염도에 따라 관리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 이곳에 오면 어떤 방식으로 보존해서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게 해 주는지에 대해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기획전도 하고 있지만 상시 열리고 있지 않다. 수많은 예술작품들이 수장고에 보관이 되어 있고 1층처럼 상시로 볼 수 있는 개방 수장고의 작품들은 언제든지 만나볼 수 있지만 특별 수장고는 시간대별로 입장인원에 제한이 있다. 관람은 무료로 QR코드로 등록을 하고 들어가면 된다. 코로나19에 방역 패스가 적용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