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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6. 2022

미륵의 눈

강진의 남미륵사 정원인가, 사찰인가...

주변 사람들 중에 강진이라는 지역을 아는 사람은 많지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극소수다. 그렇다면 전라남도의 강진은 없는 곳일까. 강진은 다산 정약용이 오랜 시간 유배를 가서 있었던 곳이다. 하멜표류기에서 하멜이 오랜 시간 갇혀 있었던 지역이다. 고려시대 청자를 만들었던 본산지이기도 하다. 녹차를 즐겨 마시는 다도문화를 대중화시킨 곳이기도 하다. 정약용, 하멜, 고려청자, 녹차는 들어본 적이 있어도 강진은 잘 모른다. 

강진이라는 지역명은 오랜 시간 전에 만들어졌는데 조선초의 군현제 개편 때 도강현과 탐진현의 2현을 합하고 각각의 글자를 따서 강진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이다. 강진을 여러 번 가본 적이 있는데 남미륵사라는 곳은 처음 찾아가 보았다. 

겨울에는 이런 모습이겠지만 봄과 여름에 너무나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는 곳이라서 사진 맛집이라고 불리는 강진의 대표적인 여행지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꽃을 만지지 말라는 문구가 보인다. 아무것도 없었을 때 보니 왜 이런 경고가 있는가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세계불교 미륵대종 총본산이라는 남미륵사는 1980년에 법흥 스님이 창건하였다. 이후 법흥 스님이 40여 년 동안 불사를 중창하고 꽃과 나무로 사찰 안팎을 가꾸었다고 한다. 이 정도를 가꾸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을 텐데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웬만한 사찰보다 큰 규모의 면적과 수많은 불상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일주문에서부터 경내에 이르는 길에는 500 나한상이 배치되어 있다. 각기 모습이 참 다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2021 트렌드 리포트 ‘인스타를 빛낸 올해의 여행지 총결산’에서 강진 남미륵사가 ‘좋아요’를 가장 많이 많은 여행지 3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곳에 직접 가보면 알겠지만 규모가 남다르다. 이런 스타일의 여행지는 중국을 가면 볼 수가 있다. 이곳이 사찰인지 정원인지 그 색채가 모호할 정도다. 

강진 남미륵사의 대표적인 불상들은 크고 높다. 완성도도 있는 편이어서 원래의 역사보다 훨씬 더 오래된 역사를 가진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강진의 남미륵사에는 빨강, 분홍 다양한 색의 철쭉꽃 천만 그루가 사찰 안팎으로 아름답게 가꿔져 있어 철쭉이 만개하는 봄이 되면 다시 찾아가 봐야겠다. 

걷다 보니 거대한 불상이 앞에 있는데 그 모습이 웅장하다. 서방 정토의 극락세계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대승 불교의 부처인 아미타(阿彌陀)는 해 달 별을 비롯한 삼천대천세계의 만유와 중생들이 청정한 생명의 에너지 곧 광명, 아미타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발전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정신이 더 나아졌는가를 물어보면 그렇지는 않다. 우리는 누군가의 생각에 의도하지 않게 지배받기도 하고 그 틀에 갇히기도 한다. 

믿음(Faith, 信), 서원(Vow, 願), 수행(Practice, 行)은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를 수 있는 조건이라고 한다. 바쁘게 오고 가면서 순간적인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사는 곳에서 멀리 자리한 남미륵사까지 와서 생각과 다른 풍경을 보면서 새로운 것이 상상을 자극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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